조현상 HS효성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7일 서울 공덕동 HS효성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직원들과 축구 경기를 즐기는 등 ‘스킨십’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 제공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7일 서울 공덕동 HS효성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직원들과 축구 경기를 즐기는 등 ‘스킨십’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 제공
효성그룹에서 독립해 새로 출범하는 HS효성이 그룹의 미래 화두로 첨단기술과 인공지능(AI)을 내걸었다.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세계 최고가 되는 게 낫다”는 조현상 HS효성 대표(부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주력 사업인 첨단소재 분야와 맞닿은 2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HS효성은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 공식 출범

닻 올린 HS효성 "M&A로 덩치 키울 것"
HS효성은 효성그룹에서 분리해 1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HS효성은 지난 3월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삼남인 조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덕수 전 효성㈜ 전략본부 전무는 HS효성 지원본부장에, 이창엽 전 효성㈜ 재무본부 전무는 재무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권오규 전 부총리, 박병대 전 대법관, 오병희 인천세종병원장,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 등으로 구성했다. HS효성은 이달 임원 인사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더클래스효성,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효성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 7개 기업으로 출범했다. 작년 기준으로 자산 5조원, 매출 7조원 안팎의 대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기준(5조원)을 넘는 규모다.

조 부회장은 빠른 성장을 위해선 임직원과 기업 목표를 공유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 그룹 출범 첫 행사를 타운홀미팅으로 결정했다. 별도 출범식은 생략했다. 격식도 없앴다. 지난 27일 임직원 1000여 명과 한 타운홀미팅에서 조 부회장은 청바지에 후드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HS효성의 최우선 DNA는 가치”라고 연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그룹 전체 타운홀미팅을 분기별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내실 다진 뒤 외형 확장

HS효성의 핵심 계열사는 효성첨단소재다. 조 부회장이 이 회사 경영을 맡은 건 2018년부터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기업을 들고 독립한 셈이다. 효성첨단소재는 폴리에스테르 타이어코드(타이어 골격 보강 소재),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 등 세계 1위 화학제품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범용 화학제품에 비해 부가가치가 큰 스페셜티 제품들이다. 그 덕에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영업이익 1723억원을 올렸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린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국내 6대 석유화학업체는 지난해 5668억원 적자를 냈다.

조 부회장의 목표는 효성첨단소재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다. 세계 4위 수준인 탄소섬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등 주력사업 경쟁력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그렇게 모은 자금으로 M&A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 관계자는 “첨단소재 밸류체인과 기술적 연관성이 높은 국내외 기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경쟁력을 확보한 뒤 2차전지 음극재, 반도체 소재 등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기준으로 HS효성에서 두 번째로 큰 HIS는 AI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 공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간 거래(B2B)용 AI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원격조종, 수율 최적화 등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다. 이렇게 개발한 AI 프로그램은 효성첨단소재에 시범 적용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