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TV 토론 다음날 미국 뉴욕증시와 채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서 참패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바이든 수혜주로 꼽히는 대체에너지와 대마초 관련주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자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보조금 없애나"…韓기업들, 美 대선 동향 '촉각'
지난 28일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관련주로 분류되는 전통 에너지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 기술회사인 베이커휴즈가 2.18% 오른 것을 비롯해 옥시덴털페트롤리엄(0.54%)과 엑슨모빌(0.18%)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 은행주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에 중국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0.73%. 0.25% 올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규제가 풀린 대마초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선런(-10.63%)과 퍼스트솔라(-9.79%) 역시 급락했다.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면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엔 60% 이상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 뛴 연 4.402%에 마감했다.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한 연 4.768%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 토론 승자가 되자 한국 기업들도 미 대선 결과를 더 긴장하며 바라보는 분위기다.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한 각종 혜택과 보조금 규모가 바뀔 수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석유 시추를 세 배로 늘리고 전기차 판매 비율 의무화를 없애겠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혀왔다. 한국 기업이 보조금 혜택을 받는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추진 동력도 약해질 공산이 크다. 배민근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의회 구성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트럼프도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