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 네 명 중 세 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지난 28~29일 실시해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72%는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2월 여론조사보다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스톤월 항쟁' 55주년을 맞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스톤월 항쟁' 55주년을 맞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86%는 '바이든의 나이'를 이유로 꼽았다. '앞으로 할 결정들'(71%)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성과'(66%) '대선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이끌 능력'(59%) 등이 뒤를 이었다,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인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는 72%의 유권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그렇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지난달 9일 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5%, '그렇다'는 응답이 35%였다.

이는 지난달 27일 1차 대선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더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토론에서 선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그렇다(50%)'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49%)'보다 많았다.

일부 민주당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당원 중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반대하는 비율은 46%로 2월 조사 결과(36%)에 비해 10%포인트 올랐다.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민심 달래기'에 열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9일 뉴욕주 이스트햄프턴에서 열린 선거 모금행사에서 고액 기부자들을 만나 "토론에 대한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우려 진화를 위해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 등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29일 전국위원 수십명에게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TV토론 이후부터 29일까지 3300만달러(약 455억원)를 모금했고, 그중 2600만 달러(약 359억원)가 일반 대중의 기부였다고 30일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