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공덕동에선 사상 최초"…폭우 뚫고 7000명 줄선 까닭
"거실이랑 주방은 넓은 편인데 타입에 따라 방 크기가 편차가 있어요. 입지가 너무 좋아서 이번에 청약을 넣을 생각인데 와서 직접 보니 어느 타입을 선택해야 할지 더 고민스러워졌습니다." (관람객 최 모 씨)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_견본주택이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이갤러리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GS건설 제공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_견본주택이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이갤러리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GS건설 제공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이갤러리에 마련된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공덕1구역 재건축) 견본주택에서 만난 사람 대부분은 다양한 타입의 평면구조에 고민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판상형부터 타워형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데, 각자 장단점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무더위와 집중호우 속에서도 총 70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첫날인 28일에는 무더위 속에서 현장 견본주택 내부는 발을 딛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으로 붐볐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 마포 생활권, 초역세권, 평지에 가까운 입지 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단지라고 말하는 관람객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특히 투자 목적보다는 실거주를 고려한 방문객이 많았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람객들이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축소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GS건설 제공
관람객들이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축소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GS건설 제공

공덕동 첫 1000가구 단지

이 아파트는 마포구 공덕동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공덕1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선다. 지하 4층, 지상 13~22층, 10개 동, 전용면적 59~114㎡ 총 1101가구 규모다. 인근 아현동에는 재개발 등으로 들어선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 마포더클라시(1419가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많다. 반면 공덕동엔 공덕래미안 3·4·5차가 500~600가구로 주로 중소규모 단지가 몰려있다.

규모만큼이나 관람객이 몰린 주된 이유는 입지 때문이라는게 이 단지 분양 관계자 설명이다. 이 단지는 공덕동 105의 84 일대, 흔히 '동마포'로 불리는 공덕동의 한 가운데 조성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등 서부권 주요 기관이 단지 앞에 자리하고 있다. 단지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엔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있다. 지하철을 타고 20분 내에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진입할 수 있다. KTX의 종점 및 기점인 서울역까지도 차로 10분 거리다.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이 한 정거장 거리에 있고,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진입로도 가까운 편이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조감도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조감도
단지 주변에는 생활·교육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이마트 마포점,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현대백화점 신촌점 등이 인근에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대형병원과 가까운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직선거리 300m 거리에 소의초와 소의초 병설유치원이 있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과도 가깝다. 공덕동 S공인 관계자는 "처음 들어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라 그런지 지역 주민은 물론 외지인도 많이 문의한다"며 "단지 내외부 구조도 좋지만, 초역세권 입지에 마포구 아파트값의 지표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옆에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입별 특징, 장단점 분명

단지는 동별로 장단점이 분명하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105동과 106동은 향후 들어설 단지 내 어린이집과 소의초 등과 가까워 영유아, 초등생 자녀를 둔 가정이 입주하는 게 좋다고 했다. 특히 두 동은 애오개역과 가장 가까이에 있어 다른 동에 비해 걸어서 지하철역까지 다니기 비교적 쉬워 보였다. 주변에 기존 상권도 잘 발달해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대로 조용하고 쾌적한 녹지, 시원한 전망을 누리고 싶다면 101동이나 110동 등 앞 동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이들 단지는 가로막는 건물이 없어 고층 거주자의 경우 시원한 전망을 누릴 수 있다. 상가 등이 없어 다른 동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것이다.

104동은 단지 정중앙에 있어 단지 내 어느 지역도 가기 쉽다. 특히 스카이라운지와 지하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는 단지라 시설을 자주 이용하는 입주자에겐 매우 선호되는 단지다. 다만 다른 동 입주자가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자주 드나들기 때문에 다소 혼잡할 수 있어 조용한 삶을 원하는 입주민은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공덕동은 아현동과 함께 언덕길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부지 역시 공덕역에서 마포대로를 통해 애오개역을 지나기 전 언덕길 중간에 있다. 언덕 경사가 심할 거라 생각했지만 지난달 28일 단지가 들어설 공사 현장을 직접 다녀와 보니 경사는 평지에 가까울 정도로 완만했다. 분양 관계자는 "실제로 완공이 되면 대부분 평지화가 마무리돼 있을 거라 사실상 평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자이 갤러리 도우미가 견본주택 주방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자이 갤러리 도우미가 견본주택 주방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다양한 평면구조, 그만큼 수요자 고민도 깊어

이 단지의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59㎡A 124가구, 59㎡B 24가구, 84㎡A 15가구, 84㎡B 18가구, 84㎡C 37가구, 84㎡D 231가구, 84㎡E 10가구, 114㎡A 3가구, 114㎡B 1가구로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된다. 이날 견본주택에서 공개한 타입은 59㎡A, 84㎡A와 가장 많은 타입인 84㎡D 등 세 가지였다.

견본주택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이 가장 고민하던 부분은 84㎡A와 84㎡D였다. 타입 간 특징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84㎡A는 판상형으로 지어진다. 통풍에 유리하고 거실과 주방, 안방 등이 넓게 설계됐다. 특히 주방 옆에 '보너스룸'이 하나 더 마련돼 있다. 확장해 광폭 주방으로 쓰거나 그대로 두고 미니 서재 등으로 꾸며 쓸 수 있다. 하지만 분양가구 수가 15가구밖에 되지 않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예비청약자들이 자이갤러리 내 견본주택 내부 방을 둘러보고 있다. 은정진 기자
예비청약자들이 자이갤러리 내 견본주택 내부 방을 둘러보고 있다. 은정진 기자
84㎡D는 231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물량이 나온 타워형 타입이다. 전용면적은 판상형인 84㎡A와 동일하지만, 방이 생각보다 작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많이 들렸다. 이유를 살펴보니 타워형의 구조적 문제였다. 타워형 특징 상 현관에서 각 방과 거실을 드나드는 복도가 일자로 길게 배치돼 있다. 복도 넓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방이 작게 느껴지는 셈이다. 하지만 거실 구조는 판상형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정면뿐만 아니라 주방과 맞닿은 측면에도 큰 창을 냈다. 채광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타워형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통풍 문제도 보완되는 느낌이었다. 타입과 관계없이 대부분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채광이 우수하고, 일부 가구엔 개방형 발코니를 적용해 실사용 공간이 더 넓어진 점도 특징이다. 안방 드레스룸, 팬트리 등 수납공간도 주택형과 관계없이 대부분 넉넉한 편이었다.

104동 지하 1층에 마련된 커뮤니티 시설에는 GDR이 적용된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를 비롯해 수영장, 피트니스 등 생활 운동시설이 들어선다. 단지 내에 교보문고에서 북큐레이션을 해주는 작은도서관이 들어서는 것도 특징이다. 신축 단지에 필수 요소가 된 스터디룸, 독서실, 맘스 스테이션, 티하우스, 카페테리아, 코인세탁실, 게스트하우스 등도 조성된다. 특히 104동 지상 21층에는 스카이라운지가 마련돼 인근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예비 청약자들이 서울 삼성동 자이갤러리에 마련된 청약상담부스에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GS건설 제공
예비 청약자들이 서울 삼성동 자이갤러리에 마련된 청약상담부스에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GS건설 제공

투자가치보다는 실거주 목적 수요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는 최근 분양을 앞두고 강북 대단지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5000만 원(5150만 원)을 넘어서 시장이 관심을 끌었다. 이번 청약에서 국민평형인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7억45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일각에서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입주한 이후 10년 동안 마포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고 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분양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분양 전문가 사이에선 청약 흥행 가능성을 높게 관측하고 있다. 당장 초반 시세차익을 누리기는 어렵지만, 브랜드,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단지라는 점 때문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약 문턱이 낮다는 점도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는 이유다. 만 19세 이상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거주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주택형별 청약 예치금을 충족하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유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다. 재당첨 제한 및 거주의무기간이 없으며, 전매 제한 기간은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1년이다. 입주는 2027년 3월 예정이다.

분양 일정은 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일 1순위, 3일 2순위 청약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일은 7월 10일이다. 정당계약은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계약금 10%, 중도금 60% 이자후불제가 제공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