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가 유튜브에서 이용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명을 드러내지 않은 유튜브 채널을 앞세워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SK텔레콤, KT뿐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같은 인터넷TV(IPTV) 업체들도 자체 콘텐츠를 내세워 유튜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우프 스튜디오'가 LGU+ 유튜브 채널이라고?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우프스튜디오’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은 개설 후 8개월간 영상 65개를 올려 누적 조회수 73만회를 올렸다. LG유플러스는 이 채널의 18~34세 시청자 비율이 65%에 달한다는 점에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프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건 너겟 사업 부서다. 너겟은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통신·생활 플랫폼 앱이다. 앱 소비가 익숙한 젊은 층이 타깃이다.

우프스튜디오는 ‘딴짓’이란 소재 아래 예술가들의 이색 활동을 영상으로 구성했다. 화가 김물길, 시인 박참새, 배우 이유진, 음악가 소금 등이 출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술가들이 딴짓으로 영감을 얻은 뒤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을 너겟의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시키겠다”며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너겟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우프스튜디오가 채널 소개에서 통신사나 너겟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업계에선 LG유플러스가 상표 노출 없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콘텐츠 마케팅’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컬리가 ‘냉터뷰’로 유명한 유튜브 채널 ‘일일칠’을, 바바리퍼블리카가 경제 콘텐츠 ‘B주류경제학’으로 알려진 채널 ‘머니그라피’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업체명을 강조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너겟에서도 젊은 층을 겨냥한 콘텐츠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너겟은 하루 1개씩 올라왔다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유료 콘텐츠 ‘롱블랙’, SNS 플랫폼인 ‘베터’와 연계해 작가 콘텐츠를 소개하는 ‘베터 에세이’ 등을 이미 공급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자체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68만5000여명에 이른다. 이 채널도 대학생 여행기 ‘찐팬집합소’, 자체 예능 시리즈인 ‘노잼? 유잼!’ 등을 앞세워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통신사 중 유튜브 구독자가 가장 많은 곳은 SK텔레콤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약 115만여명이다. 이 통신사는 ‘SKT의 AI는 누구에게나 있다’라는 코너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2004년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극 ‘뷁투더 2004’처럼 통신 이용자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콘텐츠도 다룬다. KT는 유튜브 구독자 약 46만7000여명을 확보했다. 로봇, AI, 5G·인터넷, 키즈랜드 등 사업 영역에 따라 콘텐츠를 분류했다.

IPTV 업체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교양 콘텐츠 채널인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57만6000여명이다.

LG헬로비전의 유튜브 채널인 ‘헬로tv X 더라이프’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채널인 더라이프의 예능 콘텐츠를 담아 구독자 62만6000여명을 끌어모았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