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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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정당이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득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 이미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은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이 33~34%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를 내놨다. RN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사회적 혼란에 맞서 반이민·감세 등의 공약으로 표심을 공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각)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결과 RN이 득표율 33.15%를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좌파 정당들이 모인 신민중전선(NFP)는 27.99%로 2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르네상스가 주도하는 앙상블은 20.04%로 3위에 그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결정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번 패배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는 1차 투표 이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RN이 득표율 3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의석 577석 중 260~3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른 여론조사기관들도 34%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한다는 예측을 내놨다.

RN의 승리 요인으론 프랑스 내 이민자 급증에 따른 사회 불안이 꼽힌다. 또 러시아의 우크로아니 침공 이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등 경제적 불안이 심화하면서 극우정당에 힘을 싣게 됐다는 분석이다.

RN은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총리를 배출할 경우 이민·국경 통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외국인 무슬림 범죄자 추방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속지주의를 폐지해 불법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지원도 없애겠다고 했다.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 기본 생필품 부가가치세 폐지, 정년연장 62세로 환원 등의 공약도 앞세웠다.

프랑스 사회 안팎에선 해당 공약을 통해 일부 여성·청년층 표심을 흔들은 것으로 보고 있다. NFP이 발표한 부자 증세, 초과이윤과세 공약으로 경제계 표심도 RN으로 향했다는 분석이다.

RN은 NFP의 일부인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에서 친하마스 성향을 보이자 반유대주의를 부추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유대인들도 RN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RN은 2차 투표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다음 총리를 배출해 집권하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극우정당이 프랑스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집권한 전례는 아직 없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