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 카테고리 간 교차 구매 급증...5월 교차 구매 주문 수 1위 '패션⋅디지털’/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 카테고리 간 교차 구매 급증...5월 교차 구매 주문 수 1위 '패션⋅디지털’/ 에이블리 제공
사용자 수 기준 국내 1위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가 글로벌 기관투자가로부터 2000억원 규모 연합 투자 유치를 목전에 두며 올해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올라선다.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K패션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복수의 글로벌 투자기관과 본 계약 전 세부 조건에 대한 내용을 담은 투자의향서(텀싯)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에이블리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밟힌 것으로 전해진 중국 알리바바그룹 외에도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싱가포르, 중동, 캐나다 등 다수 해외 기관이 참여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 라운드는 내달 중 마무리될 것”이라며 “에이블리는 이 과정에서 3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5월 한국인이 많이 사용한 전문몰 앱 순위/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5월 한국인이 많이 사용한 전문몰 앱 순위/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투자자들은 에이블리가 2030 여성을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한 점에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앱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33만명으로 국내 패션 플랫폼 중 가장 많다. 전체 e커머스 중에서는 쿠팡(3112만명)에 이어 2위다. 알리익스프레스(830만명), 11번가(799만명), 테무(797만명)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오픈마켓보다 사용자 수가 많다.

또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e커머스에 적용하고, 업계 최대 규모인 25억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 역시 에이블리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K셀러’로 불리는 동대문 쇼핑몰의 글로벌 판로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계약 조건 중 K셀러의 글로벌 진출 서비스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역과 북미 등으로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재 에이블리는 일본 여성 쇼핑 플랫폼 ‘아무드’를 통해 K셀러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에이블리 제공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국내 외 사업을 대폭 확장할 ‘실탄’을 거머쥐게 된다. 에이블리는 창업초기엔 ‘계획된 적자’ 전략에 따라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영업손실은 74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3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2595억원을 기록했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장기간 ‘벤처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3조원 몸값을 인정받고 단숨에 유니콘 기업에 오른 건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위축된 국내 스타트업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