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가 1일 일본 총무성에 “당장은 자본 관계 재검토가 어렵고, 논의가 진전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협상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골자다. 총무성의 행정지도에서 시작한 ‘라인야후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라인야후, 日총무성에 "지분정리 쉽지 않다"

결론 안 난 자본 관계 재검토

라인야후는 이날 총무성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3월 행정지도 후 ‘위탁자(네이버)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자본적 지배를 받는 관계 재검토’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모회사인 A홀딩스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인 자본 이동이 어렵다는 인식을 양사(네이버·소프트뱅크)가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양사 모두 협력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당사(라인야후)도 논의가 진전되도록 계속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위탁했던 직원용 시스템 분리 계획도 보고서에 명시했다. 라인야후 본사 직원 시스템은 내년 3월, 해외 자회사 직원 시스템은 2026년 3월까지 네이버클라우드에서 분리된다.

이날 보고서는 총무성의 요청에 따라 만들어졌다. 총무성은 4월 라인야후 측에 2차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관련 개선안을 1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3월엔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는 네이버와의 관계를 재설명하라는 내용의 1차 행정지도가 내려졌다.

공은 일본 총무성으로

라인야후 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협상엔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다. 네이버·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최대주주 A홀딩스 지분을 놓고 5월부터 본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한 최대주주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만든 투자회사다.

업계는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중 일부를 소프트뱅크가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가 일부 지분을 매각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다만 매각가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내부적으로도 매각 의사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도 소프트뱅크가 ‘적정 가격’을 매겨주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팔아야 하느냐는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라인야후 사태가 한·일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입장을 주시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 증인으로 최 대표를 채택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라인야후 보고서 제출일 다음 날 국회가 관련 사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도쿄=김일규 특파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