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원유 수출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셰일가스와 함께 양대 비전통 석유 자원으로 꼽히는 캐나다 오일샌드의 생산 비용이 낮아지면서 물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 5월 내륙 유전에서 태평양 연안까지 이어지는 송유관도 확장 개통했다.

태평양 넘어…캐나다 오일샌드 수출 길 열려
1일 원자재 리서치 기업 S&P글로벌에 따르면 2030년 캐나다 오일샌드 산유량은 지금보다 하루 50만 배럴가량 늘어난 38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 유전의 원유까지 더한 수출 물량은 5월 하루 426만 배럴에서 2025년 말 504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량이 늘어난 직접적인 원인은 내륙 앨버타주 유전에서 동아시아 유조선이 기항하는 태평양 항구까지 원유 운송량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로키산맥을 횡단하는 ‘트랜스 마운틴’ 송유관 확장 공사가 5월 끝나면서 운송 용량이 기존 일일 30만 배럴에서 89만 배럴로 확대된 덕분이다. 그동안 캐나다 석유 기업들은 송유관 인프라가 부족해 미국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캐나다산 원유는 지난해까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보다 배럴당 18~19달러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엔 캐나다산 원유와 WTI 간 가격 차이가 12달러대로 좁혀졌다.

오일샌드 기업은 최근 원유 생산 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성공하고 있다. 오일샌드는 지표면에서 수십 m 아래 매장돼 지하 2500~3000m에 있는 셰일가스보다 채굴하기 쉽다. 그러나 끈적끈적한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분리하는 게 어려워 생산량을 쉽게 늘리지 못했다. 증기를 이용해 점성이 낮은 액체로 만든 뒤 분리하는 기술이 주로 사용되지만 그동안 최적화가 힘들었다. 최근 기술 혁신으로 캐나다 오일샌드 기업은 유가(WTI 가격 기준)가 배럴당 43.5달러 이상이면 금융 비용과 기본 배당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원가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 주요 오일샌드 기업의 주가는 1년 새 37%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우존스 미국 석유·가스 기업 지수 상승폭(12.43%)의 세 배에 가깝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