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짜 노동'·'진짜 노동' 쓴 뇌르마르크 내한…"한국도 가짜 노동 시달려"
덴마크 인류학자 "회사에서 쓸모없고 무의미한 일 중단해야"
덴마크의 인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가짜 노동'의 저자인 데니스 뇌르마르크는 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도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말했다.

뇌르마르크는 서울국제도서전 참석 및 최근 출간된 책 '진짜 노동' 홍보차 내한했다.

'진짜 노동'은 2년 전 출간돼 주목받은 '가짜 노동'의 후속작이다, 조직 내에서 가짜 노동을 없애고 진짜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앞서 그는 바쁜 척하는 헛짓거리 노동, 노동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노동은 아닌 업무,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하는 작업, 계획·제시·착수·실행되기 위해 사전에 이뤄지는 노동 등을 '가짜 노동'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한국도 이런 '가짜 노동' 문화에 갇혀있다.

뇌르마르크는 간담회에서 "한국은 노동시간이 굉장히 길지만 생산성은 떨어지는 데 그 자체가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이다.

2022년 기준 OECD 국가별 시간당 노동생산성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시간당 49.4달러로 37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OECD 평균(64.7달러)의 4분의 3 수준에 불과했다.

덴마크 인류학자 "회사에서 쓸모없고 무의미한 일 중단해야"
뇌르마르크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가짜 노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단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직원들은 관리자에게 쓸모없는 일들에 대해 비효율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관리자와 직원 간 신뢰도가 낮아 무작정 사무실에 오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큰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노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산성도 올라간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책 "'진짜 노동'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며 "가짜 노동에 대한 비판적 감각을 재건해, 실제의 삶을 더 낫게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가짜 노동에 대한 비판적 감각을 어떻게 재건할까.

저자는 책에서 상사에게 솔직히 말하는 태도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직원은 회사에서 쓸모없고 무의미한 일을 할 때 스스로도 그를 잘 알고 있지만, 수치심이나 해고당할 두려움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들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터무니없는 계획과 업무를 중단하고 절망적인 프로젝트에 계속해서 매달리는 일에서 벗어나야 한다.

" (책 '진짜 노동' 서문 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