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13%↑, 아마존 9%↑…기술주 추가 상승 점치는 美 차트 전문가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해외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최근 이슈, 전문가 견해, 유용한 자료 등 꿀팁을 전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떤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혹은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걸로 모두 정리됐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려니 뭔가 개운치 않습니다.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내리는 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차트 분석'이 있습니다. 이는 종목의 주가에 반영되는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를 다루는 분야입니다. 주가가 단기 급락한 종목은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상승세를 탄 종목은 계속 이 추세를 이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게 차트 분석의 결과들입니다. 다만 차트 분석은 실적에 기반한 종목 기초체력(펀더멘털) 분석에 밀려 이제는 보조적인 수단에 머물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미국 기술주에 대해 차트 분석을 한 글을 지난달 30일 게재했습니다. 자유기고가 톰 아스프레이(Tom Aspray)가 쓴 글입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미국 기술주가 계속 오를지, 아니면 조정을 받을지가 뜨거운 감자인데요. 아스프레이는 이 글에서 차트 분석을 통해 "미국 기술주가 당분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포브스가 지난달 30일 게재한 미국 기술주에 대한 차트 분석 기고. 포브스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포브스가 지난달 30일 게재한 미국 기술주에 대한 차트 분석 기고. 포브스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차트 분석 지표는 '20일 이동평균선(이평선)'입니다. 직전 20거래일 동안의 해당 종목 종가를 평균한 값이 그날 그 종목의 20일 이평선 값이 되는데요.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최근 20거래일(5월 29일~6월 26일) 동안의 종가 평균이 434.3835달러였습니다. 27일, 28일에는 이 값이 각각 435.5675달러(5월 30일~6월 27일 종가 평균), 437.1815달러(5월 31일~6월 28일 종가 평균)였고요. 이런 식으로 매 거래일 해당 값을 구한 뒤 이를 선으로 연결하면 20일 이평선이 됩니다.

여기서 최근의 종가에 가중치를 부여해 값을 다시 구한 걸 '지수이동평균선(EMA)'이라고 하고, 이 EMA를 중심으로 위·아래 일정 범위를 지정하는 걸 'star 차트 밴드'라고 합니다. 아스프레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일간 차트가 아닌 월간 차트를 활용했고, EMA를 구하는 기준도 20일이 아닌 20개월로 했습니다. 월간 차트는 일간 차트에 비해 단기 변동성을 덜 반영하기 때문에 보다 묵직하게 움직이는 추세를 보려고 이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EMA에 가중치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star 차트 밴드의 범위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상한선과 하한선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했는지)는 글에서 자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내 증권가에서 차트 분석으로 유명한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기준은 저자가 자기만의 노하우가 담긴 것이라고 생각해 비공개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스프레이는 이렇게 만든 차트를 근거로 "나스닥100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의 월간 star 차트 밴드 상한선이 502.95달러"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쉽게 말하면 "최근 20개월간의 주가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QQQ가 502.9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말 종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은 4.98%입니다.

아스프레이는 QQQ 주가가 밴드 내에서 하한선까지 떨어지기보다는 상한선까지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그 이유는 이 종목 주가가 EMA보다 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목의 주가가 EMA보다 위에 있는 경우 상승세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고, 반대로 주가가 EMA보다 아래에 있으면 하락세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가 오르는 경우 상한선은 추가 상승을 주춤하게 만드는 저항선이 되고, 떨어지는 경우 하한선은 추가 하락을 막는 지지선이 됩니다.

아스프레이는 비슷한 방식으로 기술주 개별 종목에 대해서도 차트 분석을 해 주가가 여기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는 "월간 star 차트 밴드의 상한선이 483.53달러인데, 이는 현재 주가보다 7.90% 높은 값"이라고 합니다. 다른 종목도 같은 방식으로 보면 메타가 568.56달러, 아마존이 210.51달러, 애플이 219.34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아스프레이는 설명합니다. 각각 지난달 말 종가 대비 12.76%, 8.93%, 4.14% 높은 가격입니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모두 EMA보다 위에 있었기 때문에 상승세라고 해석했고, 그 상한선이 어디인지를 본 겁니다.
나스닥시장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엔비디아의 star 차트. 나스닥시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달 1일 갈무리
나스닥시장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엔비디아의 star 차트. 나스닥시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달 1일 갈무리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어떨까요. 엔비디아의 star 차트 밴드 상한선은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110~120달러 사이에서 형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종목의 지난달 종가는 123.54달러입니다. 최근 종가가 EMA는 물론이고 star 차트 밴드 상한선보다도 높습니다. 이는 차트 분석 상으로 이 종목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엔비디아가 이렇게 된 건 주가가 너무 급격히 올라 star 차트 밴드 상한선을 위로 뚫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이제 주가가 안 오르는 걸까요?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엔비디아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star 차트 밴드 상한선 위에 있었지만 여전히 계속 올랐습니다. 펀더멘털 분석과 차트 분석 중 어느 하나도 "항상 맞는다"고 할 수 있는 건 없어 보입니다.

나스닥시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시장 상장 종목의 star 차트 밴드를 직접 검색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를 보려면 먼저 홈페이지(www.nasdaq.com)에 들어간 뒤 상단 메뉴에서 Market Activity → Stocks 순으로 클릭을 합니다. 이후 화면 오른쪽 Symbol Search 검색창에서 원하는 종목의 티커를 검색하고, 이번에는 화면 왼쪽 Quotes의 하위메뉴인 Charts를 클릭합니다. 그러면 검정색 실선이 3개 그려져 있는 해당 종목의 그래프가 나옵니다. 이 검정 실선이 star 차트 밴드의 상한선, EMA, 하한선입니다. 아스프레이가 했던 것처럼 월간 차트를 보려면 그래프 위 옵션에서 1D를 1Mo로 바꾸면 됩니다.

다만 이 star 차트는 아스프레이가 기사에서 사용한 것과는 차이가 납니다. 세부 기준을 다르게 적용했기 때문이죠. 그래도 큰 흐름은 같으니 미국 종목 투자에 차트 분석을 참고하고 싶은 경우 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