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 '2023년 마약류 감정백서'…20대 비중 가장 커
마약 압수품 필로폰 190건 '최다'…"이후 세대 남용자 증가 우려"
지난해 10대 마약 소변감정 의뢰 약1천400건…전년의 1.8배
지난해 청소년의 소변 마약류 검출 의뢰가 전년의 1.8배 수준으로 늘고, 20대 검출 의뢰가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젊은 세대의 마약 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2023년 마약류 감정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과수로 의뢰된 마약류 감정 중 소변, 모발 및 압수품의 총합은 12만7천365건(다수 마약 검출 시 각각 편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8만9천건의 1.4배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소변 감정이 3만2천595건, 모발 감정은 4만6천598건, 주사기·분말 등 압수품 감정은 4만8천172건 이뤄졌다.

지난해 10대 마약 소변감정 의뢰 약1천400건…전년의 1.8배
압수품 및 소변·모발 등 생체시료에서 검출된 마약류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가장 많았고, 압수품은 양귀비, 생체시료 검출은 대마가 그 뒤를 이었다.

압수품 및 생체시료 검출 연령별 분석에서는 10대의 비중이 눈에 띈다.

가장 많이 압수된 필로폰의 경우 20∼50대까지 고르게 퍼져 있는 가운데 10대에서 190건을 압수해 청소년의 마약 범죄가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양귀비의 경우 60∼70대가 90%를 차지했다.

농어촌에서 가정상비약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재배하다 적발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국과수는 분석했다.

생체시료 중 소변 의뢰 건수의 경우 20대에서 60대는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으나, 10대는 748건에서 1천382건으로 약 1.8배(85%↑)가 됐다.

10대 모발 의뢰도 1천36건에서 약 1.4배(37%↑)인 1천418건으로 늘어났다.

10대 소변과 모발 의뢰 건수는 60대 이상 전체 건수보다 많았다.

검사 비중은 20대가 소변은 38%, 모발은 42%로 가장 컸고, 30대가 뒤따라 마약 남용 연령대 하향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고 국과수는 평가했다.

다만, 10대의 모발 마약 양성률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아서 장기간 마약 남용 빈도가 낮음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10대 마약 소변감정 의뢰 약1천400건…전년의 1.8배
성별 의뢰는 남성이 75%, 여성이 25%로 남성 비율이 여성의 3배에 달했다.

필로폰, 케타민 등은 남성과 여성 비율이 전체 비율과 비슷했으나 대마 및 합성 대마는 남성 비율이 각 85%, 79%로 여성 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졸피뎀·프로포폴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약 40% 이상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수면제류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가 높거나 약물 성폭행 피해자의 다수가 여성인 경우를 반영하는지를 조금 더 살펴봐야 한다고 국과수는 제언했다.

마약 남용이 직접 사망의 원인이 된 사례는 총 61건으로, 30대가 20명, 20대가 11명으로 집계됐다.

20∼30대가 마약 남용으로 인한 사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합성대마류 등 신종 마약류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국과수 서울연구소 압수품 마약류 분포에서 지난해 신종마약류의 비중은 18.1%로, 2017년 3.4%의 6배가 됐다.

국과수는 "마약 남용 연령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며 "10∼30대의 마약 남용을 억제하고 치료하지 못하면 이후 세대의 남용자 증가로 이어져 지속적인 남용자 증가의 큰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국내 마약 문제는 필로폰과 대마 시장이 더 커지고, 신종 마약류의 확산과 새로운 마약류의 등장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마약 남용으로 인한 잠재적 사회 범죄가 늘어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대 마약 소변감정 의뢰 약1천400건…전년의 1.8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