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중동전쟁 우려에…WTI 2.3% 상승, 2달만에 최고치 [오늘의 유가]
헤즈볼라-이스라엘 전면전 확산 시
이라크
·시리아 등 산유국 참전 전망
카리브해선 초대형 허리케인 베릴
멕시코 석유생산지 캄페체만 위협

국제 유가가 다시 드리우는 중동 전쟁의 암운과 초대형 허리케인 베릴에 대한 우려로 1일(현지시간) 2달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만기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2.26% 오른 83.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1.93% 상승한 86.64달러에 거래됐다. 둘 다 4월 말 이후 최고치다.
허리케인·중동전쟁 우려에…WTI 2.3% 상승, 2달만에 최고치 [오늘의 유가]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터부쉬앤어소시에이츠는 "이스라엘-헤즈볼라 긴장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 및 허리케인 프리미엄 증가가 이번 달 원유 수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인 골란고원을 드론으로 공격한 결과 이스라엘군(IDF) 18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군은 보복으로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시설에 공습을 가했다. 지난 28일에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거점 5곳을 타격했고 이란은 "전면 군사 공격에 착수하면 '말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벌이면 하마스 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중동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시리아 반군 등이 참전하는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밥 야거 미즈호 에너지 선물담당 이사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과 이라크, 예멘, 시리아의 시아파 동맹국을 끌어들일 위험이 있는 전면전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소방관이 1일(현지시간)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 소방관이 1일(현지시간)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
카리브해에서는 초대형 허리케인 베릴이 원유 공급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미 베네수엘라 북쪽 해역에서 발원한 베릴은 북서쪽으로 이동해 오는 3일 자메이카, 5~6일 멕시코로 접근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릴은 허리케인 강도 5단계 범주 중 두 번째로 강한 4단계로 평가된다. 멕시코 유카탄반도와 베라크루즈 사이 해역인 캄페체만은 멕시코 최대 석유 생산 지역으로 꼽힌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옴에 따른 미국 소비 증가 전망도 유가에 반영됐다. CNBC에 따르면 이날 RBOB 가솔린 8월 만기 선물은 전날보다 3.07% 오른 갤런 당 2.57달러에 거래됐다. 디젤 선물은 10주 만에, 휘발유 선물은 8주 만에 최고가에 거래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