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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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1개월 만에 ‘2%대 중반’으로 내려왔지만, 일부 품목은 '역대급' 물가상승률 기록이 나왔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내려온 것은 작년 7월(2.4%) 이후 11개월 만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2.9%) 이후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일 오전 주재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일 오전 주재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113.08로, 작년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다. 생활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도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예외인 품목도 있었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6% 올라 38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김 물가 상승률은 △1월 1.2% △2월 3.1% △3월 6.6% △4월 10.0% △5월 17.8%로 점차 상승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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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사과와 함께 ‘금(金) 과일’로 불렸던 배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39.6%로, 1975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사과 물가도 63.1% 상승하면서 신선과일 전반의 물가상승률은 31.3%로 집계됐다.

일부 품목에서 물가가 크게 뛰었지만, 전반적인 농·축·수산물 물가는 안정을 찾고 있다는 것이 물가 당국의 판단이다. 농·축·수산물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47%포인트였다. 지난 5월(0.63%포인트)과 비교하면 0.1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농산물의 기여도는 0.69%포인트에서 0.49%포인트로 낮아졌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0.02%포인트와 0.01%포인트를 기록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앞으로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올해 하반기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대로 2%대 초·중반대로 안정화할 것”이라면서도 “누적된 고물가로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데다 7월엔 여름철 기후와 국제유가 변동 등 물가 여건상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1일부로 커피 농축액 등 식품 원료 7종에 대해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고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9월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정부는 식품·외식업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면서 국제식품 원료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할 계획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