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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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로 9명이 사망한 가운데, 경찰이 60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일 오전 진행한 서울시청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27분께 A(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세종대로18길)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등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A씨의 동승자는 사고 직후 주변인들에게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현재까지 피의자가 경찰에 공식적으로 한 진술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급발진의 근거는 현재까지는 피의자 측 진술뿐"이라며 "추가 확인을 위해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40여년 운전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버스기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촉탁직으로 입사했다. 1974년 면허를 취득한 그는 과거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추레라 기사로 일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고 이후 고령 운전자 자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는데, 정 과장은 A씨의 나이와 사고의 상관관계를 묻는 질문엔 "고령 운전자라고 해서 운전 능력이 떨어진다고 단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은 사건관계인과 목격자 진술, CCTV 및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가해 차량의 동선을 재구성하고 있다. 정 과장은 "향후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면서 "사건을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