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사진=김세린 기자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사진=김세린 기자
3년간의 팬데믹 여파를 극복하고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파라다이스그룹이 호텔은 '탑티어'(최상급)로 올라서고 카지노는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기간 파라다이스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가 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 50년 만에 임시 휴장하는 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파라다이스는 2일 인천 영종국제도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자체 기업설명회(IR)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비욘드 넘버원, 파라다이스 벨류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최종환 파라다이스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파라다이스가 이뤄낸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밝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 대표는 "파라다이스가 최근 크게 이슈된 건 지난해 10월 전청조씨 사건"이라면서도 "당시 우리 그룹이 베일에 싸여있단 말이 많았다. 상장사로서 여러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 뿐, 이번 기회를 통해 그룹을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들어설 예정인 파라다이스의 '하이엔드 호텔'. 사진=김세린 기자
서울에 들어설 예정인 파라다이스의 '하이엔드 호텔'. 사진=김세린 기자
파라다이스는 대대적 '브랜드 재정립'에 들어가기로 했다. 카지노와 호텔, 복합리조트 등으로 관광 선도 기업의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브랜딩 로드맵을 수립하고 본격 브랜드 캠페인을 실행한다. 취향과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흐름에 발맞춰 서비스업을 넘어 여러 콘텐츠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하이엔드 호텔 관련 신사업에 힘을 쏟는다. 주요 5성급·특급 호텔이 대거 몰린 서울에 자리 잡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룹이 추진하는 서울 장충동 플래그십 호텔은 오는 11월 착공에 들어간다. 1만3950㎡(4220평)에 달하는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8층, 객실 약 200개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2028년 그랜드 오픈 예정이다.
서울에 들어설 예정인 파라다이스의 '하이엔드 호텔'. 사진=김세린 기자
서울에 들어설 예정인 파라다이스의 '하이엔드 호텔'. 사진=김세린 기자
전 객실은 스위트 급으로 구성된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이 호텔은 1박 숙박료가 평균 1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VIP 고객을 겨냥한 하이엔드 체험 서비스와 최고급 식음료(F&B), 웰니스 등이 연계된 것이 특징. 최 대표는 "해당 호텔 공사비는 5000억~5500억원으로 추산되며 단독 투자 형태"라며 "인천과 부산에 이어 서울에 '랜드마크'가 될 호텔을 만들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주력 사업인 카지노 사업군은 서울과 인천, 부산, 제주 등 주요 거점에서 운영 중인 4개 카지노의 얼라이언스(협력) 전략을 실현한다. 이들 카지노의 운영 체계와 마케팅 전략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악화한 부산, 제주 사업장의 시설과 인적 인프라 재정비에 들어간다. 오는 8월에는 카지노 VIP 서비스의 일환인 라운지를 김포공항 국제선에 신규 오픈한다. 이 밖에도 카지노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마트 카지노 전환'을 주도한다.
파라다이스 카지노 전경. 사진=김세린 기자
파라다이스 카지노 전경. 사진=김세린 기자
아직 회복되지 않은 중국 VIP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은 '하이롤러'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VIP 전용 영업장을 388.31㎡(117평) 규모로 조성해 오는 9월 오픈한다. 주식 시장에선 중국 관광객 감소를 악재로 보고 있으나 지난해보다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실제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드롭액은 2019년 월평균 대비 65% 늘었다. 매출도 81% 증가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회사는 내년과 2026년 매출이 각각 220억원, 320억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410억원, 영업이익은 1881억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20~2022년 3년간 누적 손실이 1368억이었던 회사는 영업이익 반등으로 누적 적자를 털어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5699억원, 영업이익은 4% 증가한 912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무안정성이 강화되면서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해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조기 성공했다. 또 한국기업평가는 이 회사 신용등급을 기존 A-(마이너스)에서 A로 상향했다. 이런 상황 속 지난달 24일에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며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카지노 업종 중에서는 홀로 코스닥 시장을 지키다가 강원랜드, GKL, 롯데관광개발과 함께 묶이면서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 대표는 "파라다이스는 지난 50여년간 '관광 보국'을 기치로 굴뚝 없는 수출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카지노는 1등을 넘어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며 "호텔은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과 동북아 최초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서울 중심에 5성을 초월하는 상징적 호텔을 성공적으로 개관해 하이엔드 호텔의 1등 브랜드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종도(인천)=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