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열린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열린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의 유가족들이 피해자 권리 보장 및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11시 경기 화성시청 내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책위의 향후 계획과 요구안을 각각 전달했다. 총 7가지 항목에 요구안 18개가 담겼다.

양한웅 대책위 공동대표(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가 밝힌 피해자 권리보장 요구안은 △피해자를 위한 고용노동부 재해조사 의견서 및 경찰 수사정보 제공 △에스코넥과 아리셀의 진정성 있는 사과 및 보상 △경기도·화성시의 안전대책 마련 등이다.

또 △사업장의 안전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위험성 평가 법제도 개선' △1·2차 전지(배터리) 사업장의 전수조사 및 하도급 금지 △아리셀에 인력을 파견한 하청업체 '메이셀'의 불법 직업소개 철저한 조사 △민관합동 사고조사위원회 구성 등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도 요구했다.

김태윤 산재피해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보통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십니까' 한다. 근데 우리는 그런 말을 못한다. 왜냐하면 안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 하루하루 버텨나간다"며 "(아리셀)대표가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오고 있다. 사과하겠다며 유가족 개개인별로 접촉해 정리하려고 하는데 진정성 있는 얘기를 가지고 나와라. 대책 없는 사과는 우리가 거부할 거다"고 목소리 높였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아리셀 공장 폭발 화재로 사망한 모든 희생자를 추모한다. 여러 산업현장에 이주노동자들 없이는 흘러갈 수 없다. 하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한국에서 두려운 것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이다. 안전하지 못한 곳에서 일하는 불안감이 있다. 더 이상 이런 요구가 없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기 화성시의 리튬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 / 사진=한경DB
경기 화성시의 리튬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 / 사진=한경DB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로 숨진 고(故) 김용군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참석해 "23명 고인들의 편안한 안식이 되길 바란다. OECD 가입국 중 산업사고 1위로 우리가 어찌 선진국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5년 전 아들을 잃었는데 바뀐 것이 없다. 연대로 마음을 함께 하며 강력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10시31분께 경기 화성시 서산면 전곡해양산업단지 내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 23명, 중상자 2명, 경상자 6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재는 이튿날 오전 8시43분께 진압됐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박순관 아리셀 대표를 포함해 아리셀 관계자 3명, 인력공급 업체 메이셀 관계자 2명 등 총 5명을 형사입건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