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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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마주들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저평가 실적주'를 주목하라는 증권가 조언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업종 중에서도 은행, 보험, 호텔, 자동차 관련주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1일까지 23.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5.61% 오르는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AI 테마주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 AI 테마주들의 상승세는 한풀 꺾이는 추세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달 18일 연중 고점을 찍고 8.3% 가량 하락하면서다. 국내 종목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연중 고점(18만9000원)을 찍고 이날까지 10.79% 하락했다. AI 전력 수요 확대로 상반기 주가가 급등했던 LS일렉트릭도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17% 빠지면서 보합권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AI 수혜주 랠리가 식는다면 '저평가 실적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증권이 최근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과 현재 PER을 비교할 때 크게 높아지지 않았으면서, 올해 실적은 개선되는 업종을 추린 결과 은행, 보험, 자동차 부품, 카지노 등의 업종이 꼽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가 전년 대비 15.89% 증가한 7조4580억원으로 예상됐다. 그런데도 전날 기준 PER은 6.86배로 10년 평균인 6.29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17.47% 늘어나 2조769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르면서 PER은 작년 말(7.31배)보다 올라 전날 기준 10.82배까지 올랐다. 그런데도 최근 10년 평균(12.82배)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HL만도, 현대위아 등 자동차 부품사도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가 오르지 못한 종목으로 꼽힌다. HL만도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5% 늘어난 3477억원, 현대위아는 22.9% 늘어난 2819억원으로 추정됐다. HL만도는 올해 들어 주가가 8.1% 오르는 데 그쳤고 현대위아는 12.1% 내려갔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은행, 보험, 증권 등의 업종 실적은 이미 개선됐기 때문에 트리거만 있다면 주가가 크게 반등할 수 있다"며 "주가가 이미 올라간 종목이라도 실적 전망이 더욱 상향됐다면 2분기 실적 시즌까지 무난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