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로템이 최근 양질의 일감으로 수주 곳간을 채우며 분기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현대로템의 수주 잔고가 얼마나 가득찬 것입니까?

<기자>

현대로템의 수주 잔고는 철도와 방산이라는 양날개를 달고 사상 처음 2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현대로템은 철도의 레일솔루션, 방산의 디펜스솔루션, 설비의 에코플랜트 등 세 가지 사업을 하는 기업입니다.

주력 사업은 철도와 방산으로 소위 바퀴가 달려 굴러가는 것은 다 팔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최근 전동차, 고속철, 트램 등 철도와 전차, 장갑차 등 방산에서 잇달아 수주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1분기 18조 6천억 원(철도 12.7조·방산 5.2조·설비 0.7조)의 수주 잔고는 2분기 20조 원을 넘겼습니다.

2분기에만 국내뿐 아니라 북남미(미국·페루), 중동(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이집트) 등 해외에서 총 1조 4,500억 원 이상 수주한 덕분입니다.

이는 공시 사항 등을 단순 계산한 수치로 미공시 사항까지 합산하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현대로템은 전차와 장갑차를 만드는 방산업체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적을 까보니 방산이 아닌 철도에서 실속을 챙기고 있군요.

<기자>

현대로템은 K방산 열풍 속 근 몇 년 방산에서 굵직한 수주 일감을 따내며 방산업체로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주력 사업 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신규 수주 비중 등을 비교하면 방산은 철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방산이 지난해부터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한도를 이유로 발목이 잡힌 사이 철도가 전 세계 곳곳에서 축포를 터뜨리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기준 철도 부문 신규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달에는 KTX 개통 이후 20년 만에 첫 수출이라는 기념비적 성과까지 이뤘습니다.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과 2,700억 원 규모의 고속철 공급 및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여러 우호국(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과 관련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폴란드와 2019년 트램 공급 계약을 맺고, 사우디아라비아와 2022년 철도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두 곳에서의 수주고 달성이 기대됩니다.

이처럼 현대로템은 고속철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2% 남짓의 글로벌 철도 시장 점유율을 오는 2030년 배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곽정훈 레일솔루션 사업본부 해외사업실장은 “2030년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월드컵 개최에 따른 지역 내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단일 사업 규모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철도처럼 방산도 족쇄를 풀고 달려가야 할 텐데,

언제쯤이면 금융 지원 부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이번 하반기에는 족쇄를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확대하는 수은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10조 원에 달하는 법정자본금 한도 증액분이 몇몇 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현대로템은 이번 금융 지원 사격에 힘입어 연내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 각각 4조 원 안팎의 K2전차 납품 실·이행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다는 방침입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지난달 오는 9월 개최되는 폴란드 국제 방산전인 MSPO를 계기로 폴란드 계약 건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 5월 단독 보도했었죠.

루마니아 계약 건은 K2가 지난 5월 진행된 현지 실사격 시험에서 100% 가까운 명중률을 보인 이래 양측이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K2는 또 미국 M1A2 에이브럼스, 독일 레오파드 2A7 등과 함께 슬로바키아의 전차 100여 대 도입 사업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철도와 방산은 엄연히 결이 다른 사업인데,

현대로템이 이들을 동시에 영위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주력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도와 방산 사업은 각각 민용과 군용으로 용도에 차이점이 있지만 이동 수단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대로템이 향후 철도와 방산을 묶어 패키지로 팔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임갑수 주 루마니아 한국 대사는 현대로템이 폴란드에서 트램을 팔고 이어 전차를 판 것처럼 루마니아에서 반대로 전차를 팔고 전동차와 고속철 등 철도를 팔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전 세계적인 철도 및 방산 수주 러시에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예정입니다.

연간 실적은 매출액 4조 원, 영업이익 3,2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약 10%, 5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
‘굴러가면 다 판다'...현대로템, 수주 잔고 첫 20조 [방산인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