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사진=한경DB
현대차기아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사진=한경DB
현대글로비스가 무상증자 추진을 바탕으로 지난 1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다른 현대차 계열사의 주가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상당수가 거래량이 적고 주가도 하락 중인 종목들이지만, 증권사들은 충분한 무상증자 재원을 근거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날까지 현대모비스의 일평균 거래량은 24만 7821주로 집계됐다. 현대글로비스(11만 5125주), 현대오토에버(14만 2199주), 현대위아(10만 6659주)도 거래량이 저조했다. 이들 상장사 거래량 평균값(15만 2951주)은 그룹 주도주인 현대차(117만 463주)와 기아(190만 1444주)의 7.65%, 12.43%에 불과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40만 7664주), 한온시스템(174만 6059주), HL만도(39만 553주) 등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해 비슷한 외형을 유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4.7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다른 계열사들도 모두 3~22%의 실적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현대차와 기아에 집중적인 관심이 쏠리며 이들의 소외 현상은 오히려 심해졌다. 주가는 올들어 현대모비스가 0.21% 상승해 보합세, 현대오토에버(-20.96%)와 현대위아(-12.19%)는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저평가된 이들 상장사를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있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사망설과 현대글로비스 주주환원책 발표가 재조명의 계기가 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회사들인데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보고 새삼 놀란 투자자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현대글로비스의 주주환원정책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배당정책을 확대하는 동시에 무상증자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무상증자는 회사의 자본잉여금을 기반으로 주식을 추가 발행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작업이다. 1주당 주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있어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기도 한다. 지난달 이후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32.8% 상승했다.

키움증권은 그룹 계열사들이 현대글로비스와 비슷한 주주환원책을 내놓는다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모비스(1조2833억원), 현대오토에버(7734억원) 등의 주식발행초과금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주식발행초과금은 무상증자의 재원이 된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히 자동차 부품업종 내 가장 높은 호가를 형성 중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가 무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권리락에 따른 거래 접근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