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한 삼성전자의 초대형 인공지능(AI) TV가 1000만원대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AI TV가 수요를 이끈 덕분에 75형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네오(Neo) QLED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75형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AI TV 판매량이 올 3월 출시 후 지난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이상 늘었다고 2일 밝혔다. 세계 TV 시장의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75형 이상 삼성 OLED TV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약 3배 증가했다. 이들 제품의 가격대는 500만원대에서 최고 1500만원대 수준으로 삼성 TV 중 고가 제품군이다. 올해 출시 제품부터 AI 기능을 대폭 강화해 화질을 비롯한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소비자에게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분석이다.

최고가 제품인 2024년형 네오 QLED 8K(QND900)는 이전 제품 대비 8배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로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콘텐츠를 즉각적으로 분석해 해상도가 낮은 영상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스포츠 경기를 볼 때도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해준다.

사운드 기술에도 AI를 적용했다.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해 목소리를 분리, 증폭시켜 대화 내용이 배경음이나 외부 소음에 묻히지 않고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했다. 스마트싱스의 ‘AI 절약 모드’를 적용하면 콘텐츠에 따라 밝기를 자동 조정해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 삼성은 AI 기능을 계속 추가해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이어가면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