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시범 생산 >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시범 생산되는 코나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배터리가 처음으로 장착된 차종이다.  현대차 제공
<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시범 생산 >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시범 생산되는 코나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배터리가 처음으로 장착된 차종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서 부자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 일렉트릭(EV)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현대차 회장 공 들이더니…"부자들이 타는 車" 난리난 나라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현대차 맘팡전시장. 라이날디 세티아완 사장은 “현대차는 일본 차가 점령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소비자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했다.

자카르타에서 차로 약 두 시간 거리인 브카시 델타마스공단에 있는 약 77만7000㎡ 규모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공장(HMMI)에서는 보급형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시범 생산이 한창이었다. HMMI는 현대차가 2022년 3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최초로 가동한 완성차 공장이다. 회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은 코나 일렉트릭에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인도네시아산 배터리를 바쁘게 끼워 넣고 있었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이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해는 2020년이다. 2년 전에는 현지 생산 공장도 세웠다. 2억7750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 회장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를 네 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도요타, 혼다, 스즈키, 미쓰비시에 이어 판매 순위 5위(3만5500대)다. 전기차(7475대)로는 시장 점유율(43.8%) 1위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로만 이뤄낸 성과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침투를 가속화할 ‘킬러 차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문구 HMMI 생산실장은 “체리차, BYD 등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산 배터리가 처음으로 장착된 코나 일렉트릭 판매 가격은 5억루피아(약 425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아이오닉 5는 7억8200만루피아(약 663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연간 최대 1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HMMI에는 약 2000명이 근무 중이다. 이슬람교도 직원을 위한 할랄 식당도 눈에 띄었다. HMMI는 현지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중형 SUV 싼타페, 현지형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을 생산하고 있다. HMMI 생산량은 지난해 1분기 1만9780대에서 올해 1분기 2만2520대로 13.9% 늘었다. 현지 맞춤형 차량을 내놓고 수출을 다변화한 덕분에 설립 2년 만에 해외 공장 최고 가동률을 기록했다.

HMMI의 올해 5월 말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19만2792대에 달했다. 상반기 20만 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HMMI는 올해 1~5월 전년 동기(1만8984대) 대비 20.5% 늘어난 2만2880대의 차량을 아세안과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 각지로 보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생산 기지를 허브로 삼아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아세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자카르타=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