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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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컴포즈커피가 필리핀 대형 식품업체에 팔렸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최대 퀵서비스 레스토랑(QSR) 기업 졸리비 푸즈의 자회사 졸리비 월드와이드 Pte는 이날(현지시간)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2억3800만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은 졸리비 푸즈 자회사 타이탄펀드가 5%,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이 25%를 각각 나눠 가졌다. 컴포즈커피 전체 지분 매각 금액은 총 3억4000만달러(약 4700억원)로 추정된다.

졸리비 푸즈는 필리핀 증시에 상장된 식품기업으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 등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필리핀을 비롯해 17개국에 진출한 졸리비 푸즈는 각국에서 버거킹, 커피빈, 판다익스프레스 등 18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날 기준 졸리비 푸즈의 시가총액은 2524억 필리핀 페소(약 5조9600억원)로 알려졌다. 졸리비 푸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441억 필리핀 페소(약 5조7700억원)로 전년(2022년) 대비 15.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4억 필리핀 페소(약 3400억원)로 45% 증가했다.

특히 졸리비 푸즈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각지에 270개 이상 지사를 두고 최근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번 컴포즈커피 지분 매입 역시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업계는 졸리비 푸즈가 동남아 중저가 커피 시장을 겨냥해 컴포즈커피를 인수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컴포즈커피가 브랜드 모델로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방탄소년단(BTS) 뷔를 내세운 만큼 해외 팬들 수요도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컴포즈커피는 2014년 부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컴포즈커피 전국 가맹점 수는 2612개에 달한다. 특히 2022년 한 해에만 626개의 신규 점포를 개점해 커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확장세를 나타냈다. 같은 해 한국에서 이디야커피(3005개), 메가MGC커피(2156개)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가맹점(1901개)을 보유했다.

컴포즈커피 행보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외형 확장 시도로 해석하는 관점도 있다. 저가 커피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보면 3대 저가 커피 브랜드의 전국 가맹점 수는 2022년 말 5285개로 1년 만에 37.3%(1436개) 늘어나는 등 급증했다. 하루 4개꼴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생겨났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토종과 해외 자본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커피가 대립하는 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컴포즈커피는 글로벌 스타 뷔가 모델인 만큼 자본력을 토대로 해외 소비자 입맛을 맞춘 메뉴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이번 매각 건과 관련해 공식 답변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