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농심, 라면 대장株 자리 뺏겼지만…美 공장 증설로 하반기 반전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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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에 시총 밀렸지만…규모는 여전히 1위

마진율 하락 우려 주가 선반영,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도
늘어나는 美 법인 실적…투자 지표로 삼아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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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식품에 빼앗겼던 라면 대장주 자리를 되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마진율 하락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가 실적도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주가는 올 들어 14% 가까이 올랐지만 지난달 13일 장중 고점(59만9000원)을 찍고 한 달 새 23%나 빠졌습니다. 고물가 속 원가 부담이 지속되자 마진율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죠.
[마켓PRO] 농심, 라면 대장株 자리 뺏겼지만…美 공장 증설로 하반기 반전 노려
라면 기업들은 물가상승을 억누르려는 정부 기조로 인해 국내에서의 마진율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라면값 인하를 권고하자 농심 등 일부 라면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내렸죠.

라면 업계 부동의 1위였던 농심은 지난 5월 삼양식품에 라면 대장주를 내줬습니다.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을 넘어선 건 한국거래소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이죠. 농심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와중에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해외 인기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 4조5000억원대를 기록 중입니다. 농심의 2조8000억원 시총보다 60%가량 높은 수준이죠.

마진율 하락 우려…주가에 선반영

전문가들은 농심과 관련해 2분기 마진율 하락 우려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원가 부담과 함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소폭의 이익 감소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8801억원·영업이익 519억원)를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봤습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마진율 하락 우려도 주가에 선반영됨에 따라 농심의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58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습니다.

농심은 삼양식품과 함께 라면 시장의 새 지평을 일으킨 양대 산맥으로 불립니다. 삼양식품보다 4년 늦은 1965년 롯데공업주식회사로 출발했으나 20년 뒤 삼양식품을 꺾고 국내 라면 시장 1위를 차지한 이래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죠. 농심은 업계 후발주자로서 100%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죠. 이 과정에서 출시된 제품이 소고기라면입니다. 이후 라면 시장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1980년대에는 안성탕면과 신라면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죠.

잘 나가는 미국 법인…매출 추이 살펴야

실적 등 다른 지표 측면에선 농심이 여전히 삼양식품을 앞서고 있습니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106억원, 2121억원입니다. 매출액은 삼양식품의 3배 규모이며, 영업이익도 2배에 달합니다. 농심이 규모 측면에서 삼양식품을 압도하고 있죠. 해외시장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미국 시장에선 지난해 농심이 현지 법인 매출액 기준 59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열풍이 지속되자 미국 현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단 분석이죠. 삼양식품 미국법인은 지난해 매출액이 1598억원으로 집계됐죠.
[마켓PRO] 농심, 라면 대장株 자리 뺏겼지만…美 공장 증설로 하반기 반전 노려
시장에선 매 분기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 추이를 살피라고 조언합니다. 농심 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 1536억원을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삼양식품의 미국법인 매출액은 780억원대로 집계됐죠. 현재 농심은 2025년 미국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농심은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발을 들였죠. 또 2017년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에 성공하며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 능력 확대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리한 농심의 제2공장 증축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연간 최대 8000억원 매출액 수준의 생산 능력이 향후 신규 라인 가동되면 약 8%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공장의 가동률은 67.2%로, 농심의 전체 해외 공장 가동률 중 가장 높았습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만큼 재차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