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품질과 성능, 생산원가를 낮추는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일 서자바주 카라왕신산업단지에서 열린 HLI그린파워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차가 점령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공세가 거세지는 데 대해 “노하우가 있으면 배워서 발전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있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자체 생산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지만,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생태계 구축에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날 준공식을 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이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국내외 전기차에 장착할 예정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정 회장은 동남아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생산 기지로 꼽은 이유에 대해 “인도네시아는 니켈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하고 전기차 정책에 대한 정부 입장이 뚜렷하다”며 “아세안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젊은 소비자가 많아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해서 다른 곳에도 진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코나 일렉트릭을 함께 살펴본 것에 대해 “조코위 대통령이 전기차에 관심이 많다”며 “인도네시아가 전기차를 생산해 수출까지 하는 데 대한 기대도 컸다”고 전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 시장에 저가 전기차를 출시할 가능성에 대해 “프리미엄 부문 자리매김이 중요하다”면서도 “저가 차량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상품 경쟁력으로 확실히 시장을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