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는 체제 취약성을 방증하지만, 풍선을 활용한 테러 시도로 이어질 경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앤디 림 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북한 오물 풍선 관련 긴급질문 보고서에서 “오물 풍선 살포는 한국의 새로운 통일 정책에 대한 북한의 선제 조치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 정부는 기존 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자유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기반한 새 통일 정책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과 체제 경쟁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자유 열망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풍선에 오물을 담아 보내는 것 자체로 북한의 체제가 사실상 ‘파산’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북한은 이미 김일성 사상을 선전하는 전단을 날리는 게 남한에서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제 그 대안으로 쓰레기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오물 풍선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오물 풍선을 일종의 ‘소프트 테러’로 규정하며 “만약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를 풍선에 넣는다면 한국 국민에게 공포를 조성하고,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가 오물 풍선 대응책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한국의 대응이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리고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