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서울경찰' 캡처
사진=유튜브 '서울경찰' 캡처
헬스장에서 운동 중 쓰러진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사라진 의인이 현직 경찰로 알려져 화제다.

3일 유튜브 채널 '서울경찰'에는 '운동 중 심정지 환자 발견. 심폐소생술로 생명 구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달 6일 오후 9시께 경기 광명시에 있는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남성 A씨가 러닝머신에서 뛰다가 속도를 줄이는 듯하더니 갑자기 바닥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운동을 하던 주변 사람들은 놀란 듯 A씨를 쳐다봤다. 한 남성은 급하게 헬스장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고, 또 다른 시민은 A씨의 엉킨 다리를 풀어주려고 했다. 그 사이 A씨의 입에는 거품이 생기고 몸은 점점 경직되어 가고 있었다.

누구도 선뜻 구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때 한 남성이 A씨의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주저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남성의 정체는 서울관악경찰서 형사팀 김영봉 경위였다.

휴무일 체력단련을 위해 헬스장을 찾은 그는 쓰러진 A씨를 발견하고는 바로 구조에 나섰다. 김 경위는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119 전화 코칭에 따라 환자의 의식과 호흡 유무를 계속해 체크하며 약 7분 가량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구급대원이 출동해 응급처치를 시작하자 김 경위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로부터 10일 뒤 A씨의 아내는 관악경찰서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그는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었던 신랑의 생명을 살려주신 분"이라면서 "기적적으로 신랑이 깨어난 후 너무도 경황이 없다가 나중에 지인에게 바로 옆에서 운동하던 분이 마침 경찰 분이었고, 신랑이 쓰러진 걸 보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해서 살아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옆에서 운동하고 계셨던 분이 경찰이셔서 운명인지 천운인지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만약 집에서 쓰러졌어도 난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을 지도 모를 일"이라며 "이렇게 살아난 게 천운이고 기적이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경위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신랑은 병원에서 10일 동안 입원 후 퇴원해 집에서 몸조리를 잘 하고 있다. 김영봉 경찰 분 덕분에 신랑이 저와 아이들 곁에 살아있음이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