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고척 LG전 승리로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 정복
"전반기 잘 마쳐서 기뻐…팀 위한 헌신 유지하도록 노력"
'버스 타는 외인' 키움 헤이수스 "한국 야구팬들 정말 대단해"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7)는 앤디 밴 헤켄(44), 에릭 요키시(34) 등 구단에 큰 발자국을 남긴 '좌완 거인'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헤이수스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91구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흠 잡을 곳 없는 역투로 시즌 10승(4패)째를 수확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키움 유니폼을 입은 헤이수스는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공으로 범타를 유도하며 성공 신화를 만들어간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헤이수스는 "전반기를 잘 마쳐서 기분이 정말 좋다.

팀을 위해 헌신했는데, 계속 기량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팀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기쁘다.

지금 기세를 후반기에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버스 타는 외인' 키움 헤이수스 "한국 야구팬들 정말 대단해"
베네수엘라 출신인 헤이수스는 2014년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해 10년 가까이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2023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야구 기록 전문 웹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헤이수스는 마이너리그 시절을 포함해 이번에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을 채웠다.

헤이수스는 "타자들이 적시에 점수를 잘 내주고, 수비도 많이 도와준 덕분이다.

내게는 의미가 큰 10승"이라며 기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을 홍보하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찾았다.

마침 '히어로즈'에서 뛰는 헤이수스는 평소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가 없다면서도 "그들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같이 찍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버스 타는 외인' 키움 헤이수스 "한국 야구팬들 정말 대단해"
사실 헤이수스에게도 영웅은 있다.

바로 아내인 사우미다.

영양학을 전공한 의사인 사우미는 헤이수스가 등판하는 날이면 경기장을 찾아 목 놓아 남편을 응원한다.

아웃카운트가 하나 올라갈 때마다 엄청난 소리의 환호성을 질러 고척스카이돔을 찾는 팬들에게는 익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도 헤이수스가 6회 1사 1루에서 박동원을 병살로 처리하자 1만 명이 넘게 찾은 고척스카이돔 관중의 모든 소리를 잠재울 정도로 큰 환호성을 질렀다.

헤이수스는 웃으며 "정말 응원 소리가 잘 들린다"고 말했다.

헤이수스는 종종 아내와 함께 버스를 타고 구장에 출근하는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통 외국인 선수는 대중교통을 타더라도 지하철을 주로 활용하는데, 신도림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헤이수스는 단 두 정거장이면 구장 바로 앞에 내리는 버스를 애용한다.

'버스 타는 외인' 키움 헤이수스 "한국 야구팬들 정말 대단해"
헤이수스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데에 어려운 점은 없다.

한국 야구팬들은 정말 대단하다.

버스에서 날 알아보고 사진 촬영과 사인을 요청한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가 있다면 바로 야구팬"이라고 고마워했다.

헤이수스가 전반기에 만난 KBO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까다로웠던 선수는 SSG 랜더스 포수 이지영이다.

헤이수스는 이지영과 세 차례 만나서 두 번 안타를 맞았다.

그는 "내가 어떻게 던질지 알고 있는 것 같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타이밍을 잘 맞춘다.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가끔 이지영이 우리 라커룸에 놀러 오는데, 그럴 때마다 '좀 살살 해달라'고 농담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