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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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2분기 차량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된 덕분이다. 미국 기업 시총 10위 자리도 재탈환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0.20% 오른 231.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루 동안 6.05% 올라 209.86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올해 초와 비교해 44%까지 떨어졌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큰 폭으로 오르며 이날 낙폭을 7.5% 수준으로 줄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테슬라는 2분기 차량 인도량이 총 44만3956대였다고 발표했다. 1분기(38만6810대)와 비교해 14.8% 늘어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 평균(43만8019대)도 웃돌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이 예상치를 밑돌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선 인도량이 줄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2분기 46만614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인도량이 줄어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가 중국 비야디(BYD) 등 신생 업체들과의 경쟁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량 증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의 바탕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4월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3개 모델의 가격을 2000달러(약 270만원) 인하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자동차 구매 시 0%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BYD에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을 역전당했던 테슬라는 2분기엔 BYD를 넘어섰다. BYD는 이날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 늘어난 42만6039대라고 발표했다.

이날 테슬라는 미국 기업 시총 상위 10위권에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한때 시총 5위까지 올랐던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급락하며 지난 3월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분수령은 오는 23일 발표하는 2분기 재무 실적과 다음달 8일 공개하는 로보택시(무인택시)가 될 전망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력을 10∼15% 감축했다”며 “성장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날들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