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이승재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이승재 기자
LG전자가 3일 스마트홈 업체 앳홈 인수를 주도한 사람은 조주완 사장이다. '가전 명가'를 넘어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로봇기업으로 진화하려면 인수합병(M&A)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채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LG전자의 '변신'은 2022년 1월 조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개발업체인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 투자를 주도한 것도 조 사장이었다. 상업용 로봇의 승패가 AI 경쟁력으로 판가름날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조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22년에는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와 스필을 연달아 인수하기도 했다.

LG전자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분야의 씨앗을 뿌린 이도 조 사장이다. LG전자 최고전력책임자(CSO)였던 2021년 전장 시장을 잡기 위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인 LG마그나를 설립한 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해서다. 덕분에 LG전자의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해 처음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비중도 2019년말 5.4%에서 지난해 말 12%로 상승했다.

조 사장은 2021년 미국 TV광고 데이터 업체 알폰소 지분 50% 가량을 인수하며 TV 플랫폼 사업도 시작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3년여가 흐른 지금 TV 플랫폼 사업은 연간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가 됐다. LG전자는 2021년 자체 TV 소프트웨어 ‘웹OS(운영체제)’를 선보이며 하드웨어 중심의 TV 사업을 소프트웨어로 전환했다. 대다수 해외 TV 제조업체들은 자체 OS 대신 구글 OS를 쓰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