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글로벌 게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장르 개척에 도전하며 낸 신작이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나란히 PC 게임 매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에서 내놓은 모바일 게임은 지난달 유튜브를 제치고 세계에서 수익을 두 번째로 많이 낸 앱 자리에 올랐다.

○RPG·슈팅 합쳐 해외 공략 통했다

신작 게임으로 美·中·日 제패…넥슨, 사상 첫 매출 4조 '눈앞'
3일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넥슨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이날 오전 기준 전 세계 게임 판매 수익 1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선 크래프톤의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했지만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 대형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에 섰다. 스팀은 동시접속자가 3400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PC 게임 플랫폼이다. 넥슨은 자회사인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퍼스트 디센던트를 지난 2일 스팀을 통해 유통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퍼스트 디센던트가 그간 국내 인기작이 없었던 ‘루트슈터’ 장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루트슈터는 역할수행게임(RPG)에서 전리품을 노획하는 행위인 ‘루트’와 사격을 뜻하는 ‘슈트’를 합친 용어다. RPG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즐거움과 총 쏘기 게임의 박진감을 겸비한 게 이 장르의 특색이다.

주민석 넥슨게임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해외에서 통할 대형 신작을 제작하기 위해 2019년부터 루트슈터 장르 게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결제하면 강해진다’로 요약할 수 있는 ‘페이 투 윈(pay to win)’ 수익 모델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료 아이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를 꾸미는 상품이 주력이다. 아이템을 사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해 사용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던파 모바일’은 유튜브 매출 앞질러

신작 게임으로 美·中·日 제패…넥슨, 사상 첫 매출 4조 '눈앞'
시장에서는 넥슨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사가 지난 5월 21일 중국에서 텐센트를 통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 흥행작이 많아서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앱매직에 따르면 이 게임은 지난달 전 세계 앱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틱톡 다음으로 앱 내 수익이 많았다. 출시 후 한 달여가 지났는데도 유튜브, 로블록스 등보다 많은 앱 수익을 올렸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이미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 게임룩은 이 게임 매출이 지난달 50억위안(약 9600억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추산하는 iOS 시장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한 수치다. 게임 유통사와 개발사는 수익을 7 대 3 비율로 나누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연타석 흥행에 주가도 올랐다. 이날 넥슨게임즈 주가는 14.38% 오른 1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의 주가 역시 3063엔으로 전일보다 4.43% 상승했다. 종가 기준 올 1월 19일 기록한 연중 최저가인 2274.5엔보다 35% 높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