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지수가 3개월 만에 다시 40,000대에 안착하고 있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올해 도입된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로 투자를 시작한 개인투자자다. NISA를 통한 매수 종목 1위는 일본 최대 통신사 NTT로 나타났다.

닛케이지수 4만선 안착 이끈 日개미…최애 종목은 NTT
3일 닛케이지수는 1.26% 오른 40,580에 장을 마쳤다. 전날(40,074) 3개월 만에 40,000선을 넘은 데 이어 이날도 상승 마감했다. 도쿄증권거래소 등이 발표한 ‘2023회계연도 주식 분포 현황’을 보면 개인 주주는 전년 대비 462만 명(7%) 증가한 7445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 주주가 늘어난 것은 신NISA 덕분이다. 개인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연간 투자 한도와 비과세 보유 한도를 두 배 이상 늘리고, 비과세 보유 기간을 무 기한으로 바꿨다. 적립 투자형(투자신탁)은 연간 120만엔, 성장 투자형(상장주 등)은 240만엔까지 투자할 수 있다.

3월 말 기준 NISA 계좌는 약 2322만 개로, 작년 말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2014년 NISA가 도입된 이후 작년 말까지 누적 매수액은 35조엔 규모였는데 올해 1~3월에만 6조엔 늘었다. 1~5월 NISA 계좌 매수액 중 80%가 성장 투자형이었다. 이 가운데 개별 주식이 60%를 차지했다.

일본 10대 증권사 기준 1~5월 NISA 계좌를 통한 매수 종목 1위는 일본 최대 통신사 NTT(1115억엔)였다. 작년 6월 말 주식을 25분할해 주당 1만5000엔 정도면 살 수 있어 젊은 층에 매력적이다. 2위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743억엔), 3위는 일본담배산업(JT·738억엔)이었다. 이어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상사, 일본제철, 다케다약품공업, KDDI, 아스텔라스제약, 소프트뱅크 순이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개인투자자의 존재감은 다소 떨어진다. 금액 기준 개인 주주 비율은 0.7%포인트 하락한 16.9%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닛케이지수가 과거 최고치(1989년 38,915)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고령 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신NISA의 적립 투자형은 장기 투자가 전제여서 매도가 쉽지 않다”며 “자금의 세대교체는 4~6월 흔들리던 닛케이지수가 40,000선을 회복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일본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의 일본 주식 보유 비율은 31.8%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상장사에 ‘자본 비용을 의식한 경영’을 요구하면서 개선에 나선 일본 기업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