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최대 휴가 인파…美 원유재고 급감에 유가 1% 상승[오늘의 유가]
지난주 美 원유 재고 1200만 배럴 감소
WSJ 예상치 110만배럴 크게 웃돌아
미국인 700만명 여행, 팬데믹 이후 최대


국제 유가가 미국 휴가 시즌 원유 재고 감소로 1%가량 상승했다. 허리케인 베릴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는 거의 사라졌지만 중동 분쟁 리스크가 여전히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만기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1.29% 오른 배럴 당 83.88달러에 거래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 가격은 0.95% 상승한 87.06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6월 초 이후 약 14%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 최대 휴가 인파…美 원유재고 급감에 유가 1% 상승[오늘의 유가]
이날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유가가 올랐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주(6월22~28일) 전략비축유를 제외한 상업용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220만배럴 감소한 4억485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4% 낮다. 월가는 11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220만 배럴 줄어들었다..

지난 4주 미국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미국이 유럽에 수출한 원유는 2년 만에 최저치인 하루 145만배럴로 감소했다. 전월대비 14%, 전년 동월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이는 유럽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WTI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진 결과다. WTI와 브렌트유 간의 가격 차가 작으면 WTI를 수출해 이익을 내기 어렵다.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승객들이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AFP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승객들이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AFP
석유 수요는 7월4일 독립기념일에 시작되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향후 몇주 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이번 주 휴가 주간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규모인 700만명이 여행을 갈 것으로 예상했다.

패트릭 한 가스버디 석유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주 간 유가가 10달러가량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다"라며 "연휴를 앞두고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유가 상승을 이끌었던 허리케인 베릴의 영향력은 원유 시장에서 거의 소멸한 상태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탈마켓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우리는 허리케인을 의심할 여지 없이 단기적으로 석유 시장의 강세 요인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렇게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 비벡 다르 호주 커먼웰스은행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가능성과 중동에서의 더 큰 대결 가능성은 단기 전망에 대한 가장 확실한 상승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