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 구장/사진=AP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 구장/사진=AP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며 직원 250명 감원을 예고했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은 3일(현지시간) "맨유가 비용 절감과 필수적이지 않은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25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로 온 화학회사 이네오스 창립자 짐 랫클리프가 정리해고를 예고한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다.

정리해고 규모는 전체 직원 1150명의 21%에 달하는 수치다. 5명 중 1명은 해고되는 셈이다. BBC는 맨유 소식통의 입을 빌려 "매년 증가하는 비용을 멈추기 위해서는 재정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검토 결과 클럽의 구조적 규모와 형태가 현재 축구 성과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필요한 것보다 많은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임시 최고 경영자인 장클로드 블랑은 약 800명이 참석한 전체 직원회의에서 감축 소식을 발표했다.

하지만 맨유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선수 영입에 거액의 비용을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훨씬 많은 돈이 낭비됐다는 것. 맨유의 구조조정 예고 소식이 전해진 후 2년 전 맨유의 최고경영자였던 리차드 아놀드가 팬들에게 "선수 영입에 10억파운드(한화 약 1조7684억원)를 썼지만, 성과는 없었다"고 말하는 영상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맨유의 우승은 2012 2013시즌이었다. 그동안 새로운 선수 영입에 15억파운드(약 2조6526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맨유 측은 올여름 에버튼 소속 재러드 브랜스웨이트 영입을 위해 3500만파운드(약 619억원)를 입찰했지만 실패했고, 두 명의 중앙 수비수와 한명의 공격수 영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훈련장 개발에는 5000만파운드(약 884억원)을 투자했다.

랫클리프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맨유 클럽 인수 후) 흥미로운 6개월이 지났고, 맨유를 올바른 길로 이끄는 건 짧은 여정이 아닐 것"이라며 "그동안 현대 사회에 발맞추지 못했고, 일부 관행은 세계 최대 축구 클럽에 적합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랫클리프 부임 후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의 복지 규모와 범위를 대폭 삭감했다. FA컵 결승전이 열리기 전 랫클리프는 기존 구단 직원들에게 주어지던 FA컵 결승전 무료 티켓 혜택을 취소했고, 웸블리까지 가는 데 필요한 교통비와 기름값, 식비 등도 사비로 하도록 했다. 이에 지난해보다 50명 이상의 직원들이 FA컵 결승전 관람을 포기했다.

맨유 관계자는 "직원 감축 결정이 가볍게 내려진 게 아니며, 자선 부서인 맨유 재단을 제외한 클럽의 모든 부문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안을 고려했지만,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식적인 해고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