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한국 제품이었어?"…전세계 '맥도날드'에 떡하니 [이미경의 옹기중기]
코스닥 상장사인 포스뱅크는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과 키오스크를 만드는 업체다. 매출의 75%가 미국, 일본 등을 비롯한 해외 수출에서 나온다. 전 세계 맥도날드에 설치된 POS가 포스뱅크 제품이다. 국내에는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등에 포스뱅크의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회사는 향후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엔트리(저가 입문용)·하이엔드(고가) 제품을 동시에 늘려 수출 비중을 8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는 최근 "국가별로 원하는 제품 스펙이 달라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며 "일례로 중국에서는 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유럽에서는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가 서울 가산동 포스뱅크 본사에서 수출 확대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가 서울 가산동 포스뱅크 본사에서 수출 확대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은 대표는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OS)을 적용한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은 OS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어 MS 윈도를 탑재한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진다. 회사는 지난해 안드로이드 기반 POS를 개발했다. 은 대표는 "기기에 탑재한 OS가 달라지면 이에 맞는 드라이브를 개발해야 한다"며 "우리는 10년 전부터 안드로이드용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유럽시장에서는 고가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내구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은 대표는 "유럽 대형마트에서는 계산대 직원이 음료를 POS에 쏟아 제품이 고장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에 대응해 방수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수 기능 강화를 위해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내보내는 송풍구도 없앴다. 대신 열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합금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은 대표는 "하이엔드 제품은 자사 제품 평균 가격 대비 2배가량 비싸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향후 회사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독일에 지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작년 말 기준 포스뱅크 수출액의 가장 큰 비중(46.5%)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결제 모듈을 통합한 POS를 선보여 관련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은 대표는 "미국은 보안규제가 까다로워 글로벌 보안 인증 시스템인 'PCI-DSS'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할 수 있다"며 "인증 비용만 10억원 넘게 들고 인증 소요기간도 2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결제 모듈이 통합된 POS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은 대표는 "출시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해당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인수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수출 확대 계획을 통해 5년 뒤 글로벌 1위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