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선언문 발표…초광역 교통망 확충·협력 사업 발굴 합의
"호남 경제동맹, 대한민국 본보기 될 것"
전북·광주·전남, '호남권 메가시티' 꾸린다…경제동맹(종합)
전북특별자치도와 광주시, 전남도가 4일 '호남권 메가시티'를 꾸려 경제동맹을 맺기로 합의했다.

3개 지자체는 이날 정읍 JB금융그룹 아우름캠퍼스에서 이런 내용에 합의하는 제12회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번 호남권 정책협의회는 2017년 이후 7년 만으로, 호남권 지자체의 공동 번영과 내실 있는 발전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부응하기 위한 노력은 어느 시도나 마찬가지로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제는 자치단체 간의 초광역 연합, 협력이 필요한 때"라며 "역사, 문화, 정서가 맞닿아 있는 3개 지자체가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3개 지자체가) 긴밀하게 소통해 오늘의 길을 열었다"며 "오늘 정책협의회를 기점으로 한 경제동맹은 대한민국 경제협력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과 광주, 전남은 지난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모여 정책협의회 개최에 뜻을 모은 바 있다.

또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미 대전, 세종, 충북, 충남은 메가시티 출범으로 가고 있고 대구, 경북, 부산, 경남은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하다"며 "이제 우리도 호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하고, 오늘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늦었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 호남의 성공 모델을 찾아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호남권 3개 시도의 관계를 경제공동체를 넘어 경제동맹이라고 표현한 것은 시도민들의 여망과 여론을 읽은 것"이라며 "도로, 철도 등 분야에서 초광역 협력을 이루는 데 전남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군산과 목포를 잇는 서해안 철도를 조기에 건설해야 하고, 익산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 고속철도는 정부가 미적거리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도록 하고,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우리 호남권이 주도권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전북·광주·전남, '호남권 메가시티' 꾸린다…경제동맹(종합)
이후 3명의 단체장은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선언문은 전북, 광주, 전남이 상호 협력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상생 발전을 도모하며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선언문 첫 항은 '3개 시도는 경제동맹의 근간이 되는 기반 시설 확대를 위해 고속도로망 및 철도망 확충, 고속열차 증편 등 초광역 교통망 확충에 공동으로 협력한다'이다.

다음 항은 '경제동맹의 핵심 분야인 산업간 협력을 위해 재생에너지·이차전지·바이오·모빌리티 등 초광역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공동의 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 노력한다'이다.

세 번째 항에는 '지방소멸 및 지방재정 위기 극복에 공동 노력하고 동학농민혁명 선양 및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 호남권 정체성 확립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보다 강화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초광역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문구도 네 번째 항에 넣었다.

선언문은 '위 4가지 항목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특별법 제·개정 등 입법 및 국가 예산 확보에 공동 노력한다'는 다섯 번째 문구로 끝난다.

전북·광주·전남, '호남권 메가시티' 꾸린다…경제동맹(종합)
경제동맹 공동협력의 주요 내용인 초광역 도로망 확충은 노선 중복으로 차량정체가 심화하고 고속도로 접근성이 떨어졌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호남권 고속도로 남북 2축(영암∼광주), 3축(담양∼전주·고흥∼광주), 4축(세종∼완주·여수∼순천)의 지·정체 구간을 정비해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높인다.

이번 초광역 교통망 구축 계획은 그간 국가교통망 확충 계획에서 호남권이 소외돼 정체 구간 등이 많은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초광역 산업 협력도 이차전지와 에너지 R&D, 지능형 농생명 분야의 협력 벨트를 각각 나눠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단체장은 또 비공식 회의를 열고 고흥∼광주∼전주∼세종을 잇는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 추진, '호남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메가시티' 조성, '호남 관광문화 주간' 공동 개최에 추가로 합의했다고 전북도는 전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오늘 정책협의회는 호남권이 동맹하고 협조하면서 힘을 모으자는 선언적인 의미"라며 "이후 숙의 과정과 실무진 논의를 거쳐 협력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