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기차 수요 감소로 매출 둔화를 겪던 테슬라가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자동차를 공급하게 됐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현지 판매도 초읽기에 들어가며 중국 시장에서 반등 기회를 잡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4일 중국 장쑤성 정부 조달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는 장쑤성 정부의 신에너지 차량 조달 목록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 자동차를 조달 품목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활 시동 건 테슬라…中 관용차로 달린다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조달 목록에 포함된 것은 중국이 외국인 투자 급감 속에서 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고위 관료들은 공식 석상에서 해외 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는 지난 1일 외국인 투자 업무 좌담회에서 “투자 유치 사업이 직면한 새로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외국 자본 투자를 유치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26일 리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국내외 기업이 대규모로 장비를 업데이트하고 정부 조달 및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차별 없이 지원해야 한다”며 “핵심 분야의 대외 개방을 촉진하고,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한 조치를 느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는 BYD보다 점유율에서 밀리지만 FSD로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3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세지만 중국 내 FSD 출시 소식이 잇달아 보도되면서다. 테슬라 FSD 시스템은 개발자의 주행 코드 없이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운전 동영상을 보고 학습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바이두와 협업해 FSD 도로주행 시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상하이 정책결정부 관계자가 테슬라에 도로주행 시험 허가증을 발급해 FSD를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일에는 바이두가 테슬라의 V20 실제 테스트 버전을 공식 공개하며 “바이두 내비게이션이 곧 테슬라에 장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중국 내 테슬라 신차 매뉴얼에 FSD 베타 기능 소개가 실린 후 FSD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 테슬라는 중국에서 외국 기업 중 처음으로 FSD의 데이터 안전 검사를 통과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리 총리와 회동했다.

테슬라 주가는 사흘 연속 상승했다. 3일(현지시간) 종가는 전일 대비 6.54% 오른 246.39달러를 기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