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299만' 돌풍…96년생 女기관사, 유튜버로 대박 났다 [본캐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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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캐부캐]
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강하영 코레일 기관사
2020년 기관사로 입사, 직장 내에서 유튜버로 변신
미스트롯3 출연 이력도
"한 직장에서 본캐·부캐 다 이룬 기분"
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강하영 코레일 기관사
2020년 기관사로 입사, 직장 내에서 유튜버로 변신
미스트롯3 출연 이력도
"한 직장에서 본캐·부캐 다 이룬 기분"
대한민국 성인남녀 절반 이상이 '세컨드 잡'을 꿈꾸는 시대입니다. 많은 이들이 '부캐(부캐릭터)'를 희망하며 자기 계발에 열중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꿉니다. 이럴 때 먼저 도전에 나선 이들의 경험담은 좋은 정보가 되곤 합니다. 본캐(본 캐릭터)와 부캐 두 마리 토끼를 잡았거나 본캐에서 벗어나 부캐로 변신에 성공한 이들의 잡다(JOB多)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결국 숨겨뒀던 끼가 발산돼버렸다. 그대로 같은 회사에 다니고는 있지만, 사내 공식 유튜버가 되면서 업무도 180도 달라졌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SNS홍보팀 소속 강하영(28) 기관사의 이야기다. 사실 강 기관사는 코레일 직원이기 전에 간호사였다. 그는 "학창시절 간호사가 꿈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직업의 안정성·여행과 운전을 좋아하는 성격·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직업 삼박자가 두루 맞는 기관사로 빠르게 전업(轉業)했다"고 밝혔다.
강점인 빠른 추진력으로 2020년 하반기 기관사 취업에 성공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를 몰았다. 여성 기관사 비율이 5%도 안 될 정도로 희소한 탓에 코레일 공식 유튜버가 되기 전에도 '구로기관사'로 코레일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부캐의 끼를 회사 생활 중 적재적소에 써먹었다. 강 기관사는 "기관사 시절 사내 교육용 고장조치 영상이나 홍보용 기관사 브이로그(VLOG) 제작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사내 교육용 영상에서 연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창작물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스트롯3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선에서 떨어져 비록 통편집됐지만, '미스기관사'라는 별명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결국 회사는 지난 12월 강 기관사에게 "창작 영역은 간섭하지 않을 테니 마음껏 홍보영상을 만들어봐라"며 판을 깔아줬다. 코레일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홍보팀이 출범하면서, 그를 기관사에서 SNS홍보팀 소속 직원 PD겸 크리에이터로 정식 발령한 것이다. 이외에도 코레일은 역무원, 철도시설직 출신의 직원들 발탁해 4인 체제의 SNS홍보팀을 꾸렸다.
요즘 일과를 묻자 강 기관사는 "기관사 시절보다 지금의 일과가 훨씬 동적"이라며 "주1회 기획 회의, 주 2~3회 촬영, 남은 시간 틈틈이 편집하다 보면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고 전했다.
일이 바뀌니, 주말도 달라졌다. 그는 "기관사 시절에는 근무 중 사람을 만날 수 없어 주말 내내 외출해 대인관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며 "요즘에는 평일에도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팀원들도 소통을 자주 하다 보니 주말엔 되려 집에 콕 박혀 쉰다"며 웃었다. 5개월가량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다가, 지난 5월부터 유튜브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강 기관사가 열차 안에서 막춤을 추며 신형 열차인 KTX-청룡을 홍보하는 바로 그 영상이다. 지난달부터 코레일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은 7일 기준 299만, 203만, 179만, 88만회 등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SNS홍보팀을 도입한 이후 코레일 공식 유튜브의 구독자 수도 2배 폭증했다. 그는 "이렇게 뜰 줄은 정말 몰랐다"며 "KTX-청룡의 홍보 슬로건이 '세계로 가'인데, 요즘에는 영상에 외국인 구독자도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정말 코레일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는 최근에 업로드한 철도의 날 관련 영상을 꼽았다. 그는 "철도의 날을 맞아 다양한 직렬의 동료와 함께 촬영했다"며 "일정을 조율하고 동료분들의 근무지를 전국 방방곡곡 찾아가느라 공이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강 기관사가 꼽은 타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대비 차별점은 '실무를 경험해본 팀원'이다. 그는 "현재 SNS홍보팀에 역무원 출신, 철도시설직 출신 PD님이 계신다"며 "홍보 업무를 해보니 홍보해야 할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업무를 진행할 수 없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팀원 모두 코레일을 잘 알고 있는 분들이라 호흡이 잘 맞다"면서 팀워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 기관사는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주임에서 대리로 승진했다. 입사 4년 만이다. 본캐도 잘 간직하고 있다. 강 기관사는 "제 필요가 있을 때까지 홍보 업무에 최선을 다할 거지만, 기관사로서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사내 '운전유지교육'도 계속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나올 콘텐츠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요즘 구독자 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이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재미난 댓글들에서 콘텐츠의 영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댓글에 남겨주시는 궁금증들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겠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라"면서 웃었다.
"전 국민이 코레일 유튜브 채널을 보시는 그날까지 재미와 유익한 정보를 열심히 전달하겠습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