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모녀와 우선매수권 계약도…지분 추가 확대 가능
한미그룹서 존재감 커진 신동국 회장, 경영 참여로 선회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추가 매입한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그룹 경영과 관련해 잇단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삼십년지기 고향 후배인 신 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을 '단순 투자'로 규정하고,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해 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전날 송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주식매매계약뿐 아니라 추가로 주주간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경영권 영향'을 보유목적으로 하는 송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이게 됐고, 송 회장·임 부회장과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면서 단순 투자 목적에서 벗어나 경영 참여의 뜻을 밝혔다.

이들 세 사람은 또 보유한 주식을 양도하려는 경우 각자에게 먼저 매각 제안을 해야한다는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Order)과 한쪽이 제삼자에게 보유주식을 매도하려는 경우 같은 조건으로 그 제삼자에게 자신의 주식을 양도할 수 있는 동반매각참여권(tag-along right)도 계약에 포함했다.

경우에 따라 송 회장 등이 추가로 지분을 매도하려고 하면 신 회장이 우선해서 매수할 수 있게 돼 그의 지분이 더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이번 계약 이전에도 한미사이언스지분 12.43%를 가져 창업주 일가를 제외하고는 개인으로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송 회장 등과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는 9월 3일에는 신 회장의 지분은 18.93%로 개인으로는 다른 대주주와 6% 이상 차이 나는 최대 주주가 될 뿐만 아니라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개인 지분을 합친 15.86%보다 많아지며 송 회장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지분을 합친 21.61%와도 2.68%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약품그룹 현 경영 상황에 대한 신 회장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신 회장은 전날 송 회장과 함께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임종윤 형제 측 승리로 끝난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한미약품그룹을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한다는 소문이 지속해 시장에 퍼지며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음을 거론하며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토록 할 것"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재편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는 "제약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검증된 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정했다.

임주현 부회장은 현재 직무를 계속 이어가겠지만, 그간 일선에 나섰던 송영숙 회장은 경영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형제의 역할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종윤·종훈 형제는 신 회장과 접촉하며 그의 의중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외 체류 중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신 회장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귀국 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역시 신 회장과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