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배드민턴 종목 최연소…이제는 세계 1위 최강자 지위
방수현 이후 28년 만의 단식 금메달 도전…무릎 통증 관건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⑤ 배드민턴 안세영
'배드민턴 퀸' 안세영(22·삼성생명)이 3년 새 완전히 달라진 위상과 함께 다시 올림픽 코트에 오른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안세영은 19세로 배드민턴 종목 최연소 선수였다.

기량을 만개하기 전이었던 안세영은 대회 1번 시드였던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하고 8강에서 탈락했다.

눈물을 참지 못했던 안세영은 "후회 없이 준비했는데 이 정도의 성과가 나왔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⑤ 배드민턴 안세영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둔 안세영의 위상은 그때와는 천양지차다.

안세영은 작년 한 해 국제대회 우승 10차례, 준우승 3차례를 달성하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행보 하나하나가 한국 배드민턴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지난해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27년 만의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7월에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끌어내리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8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단식 선수로서 처음 우승하는 역사를 썼고, 약 한 달 뒤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두 종목 금메달 모두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9년 만의 쾌거였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⑤ 배드민턴 안세영
그렇다고 두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는 안세영의 레이스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결승전 당시 다쳤던 무릎이 안세영을 내내 괴롭혔다.

당초 짧게는 2주 재활 진단을 받아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으나 재검진 결과 올림픽에서도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질적인 통증에 재활 기간 체력이 떨어진 안세영은 올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기복을 보였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한 뒤 그다음 주 인도오픈 8강전에서 허벅지 근육 부상이 겹쳐 기권했고, 3월 프랑스오픈을 제패하고 출전한 전영오픈에선 체력 난조로 준결승전에서 탈락했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⑤ 배드민턴 안세영
그러나 작년의 안세영이 너무 강력했던 것일 뿐, 올해의 안세영도 여전히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세계랭킹 톱5 가운데 안세영은 카롤리나 마린(스페인)과 함께 국제대회 우승(3회)이 가장 많다.

천위페이와 타이쯔잉(대만)이 한 차례씩 우승했고, 야마구치는 준우승만 두 번 했다.

게다가 안세영은 올림픽 전초전이었던 지난달 싱가포르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우승, 준우승을 거뒀다.

안세영이 2주 연속 국제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부상 복귀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안세영의 반등 요인으로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 방식을 성공적으로 장착한 점이 꼽힌다.

그전까지 안세영은 지치지 않는 체력과 넓은 수비 범위로 상대를 질식시켰다면, 이제는 정교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섞어가며 경기를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려 한다.

무릎이 좋지 않은 만큼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자신을 연구한 경쟁자들의 허점을 찌르기 위해서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⑤ 배드민턴 안세영
이번 대회는 안세영이 선수 생활 목표로 내세운 '그랜드슬램'의 사실상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개인선수권대회를 제패한 뒤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을 자체 목표로 내걸었고 한 달 뒤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며 4개 대회 중 절반을 달성했다.

남은 두 대회 중에선 4년마다 열리는 국제 종합대회인 올림픽의 난도가 단연 더 높다.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는 매해 열린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것은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배드민턴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그냥 올림픽만 보고 가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 모든 걸 다 바칠 생각"이라며 "파리에서는 울기보다 웃으면서 제 세리머니를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⑤ 배드민턴 안세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