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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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황욱정 KDFS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KT 출신인 황 대표는 과거 인맥들에게 부정 청탁을 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황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보석으로 풀려났던 황 대표는 이날 다시 수감됐다. 황 대표는 지난해 7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가 올해 1월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재판부는 “공공적 성격을 갖는 KT로부터 수주를 받으면서 과거 인맥으로 알고 있던 이들에게 부정 청탁을 하며 법인카드 등 금전적 이익을 제공했다”며 “다분히 위법적인 방법으로 축적한 회사 이익을 자녀들이 무단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등 회사를 개인 사업체처럼 운영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혼자 12개의 법인카드를 사용하며 가족의 생활비와 여행경비를 지출한 일은 매우 비도덕적이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았고,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황 대표의 일부 자문료, 특별성과급 지급 혐의는 증명되지 않는다며 일부 무죄로 판단해 약 26억원을 피해액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횡령으로 인한 피해액이 26억원에 달한다”며 “황욱정이 그 가운데 8억5000만원을 변제했으나 여전히 충분한 회복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 구현모 KT 전 대표 수사하다 황 대표 횡령·배임 적발


KDFS는 KT텔레캅의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다. 검찰은 황 대표가 2017년부터 작년까지 외부인들에게 허위 자문료와 법인카드 등을 제공하고 자녀 2명을 직원으로 KDFS에 허위 등재시키는 방법으로 회삿돈 48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했다.

황 대표는 KT 임원들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하며 용역 물량을 늘려달라고 청탁하고, 시설관리 용역을 다른 업체로 불법 재하도급을 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2020년 구현모 전 KT 대표 취임 후 KT그룹이 기존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에 의도적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구 전 대표가 KDFS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조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황 대표를 수사하다가 그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5월 구 전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KT 전현직 임원 3명에게 건물관리 용역 물량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로 황 대표를 또다시 별도로 기소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