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민주당 연방 의원이 3명으로 늘었다. 미국 정치권에선 이번 주말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될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세스 몰튼 하원의원은 4일(현지시간) 보스턴 지역 라디오 방송인 WBUR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위해 엄청난 봉사를 했지만 지금은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조지 워싱턴의 발자취를 따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몰튼 의원은 새로운 리더들이 나와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출마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은 옆으로 비켜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 당시 헌법에 임기 제한 조항이 없었음에도 1797년 스스로 물러났다.

이같은 주장은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주제에 벗어나는 발언을 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영향이다. 몰튼 의원에 앞서 지난 2일엔 텍사스주의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 3일엔 애리조나주의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이 각각 성명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도전 포기를 공개 촉구했다.

사퇴 요구가 거세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논란도 커지는 중이다. CNN 방송은 이날 “향후 48시간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 안에 자신에 대한 고령 우려를 완전히 가라앉히고 지지자들을 안심시켜야 향후 레이스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포함해 자신의 거취를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을 활용한 사태 수습에 본격 돌입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 녹음된 흑인 방송과 라디오 인터뷰로 일정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거듭 “(첫 TV 토론 당일) 좋지 않은 저녁을 보냈다”며 “이것은 90분짜리 토론이었다. 내가 지난 3년 반 동안 한 일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에는 ABC 방송과 심층 인터뷰를 갖고 고령으로 인한 건강 및 인지력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나설 예정이다.

ABC는 애초 일부 클립만 공개한 뒤 일요일인 7일 오전 전체 인터뷰를 방영하려던 계획을 수정, 5일 프라임 시간대인 동부시간 오후 8시부터 인터뷰를 전격 방송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NYT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층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로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76%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출마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CNN이 TV 토론 이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할 경우 각각 45%와 47%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빙 대결을 예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