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증권가는 지난주 연고점을 경신한 코스피가 이번주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미국 대선, 프랑스 총선 등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8~12일) 코스피 예상 범위를 2770~2890으로 제시했다.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되는 물가 상승세 완화 흐름과 한국 기업 호실적 기대감은 상승 요인이라고 봤다. 또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쳤다.

우선 11일(현지시간)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NH투자증권은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1%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이하로 발표되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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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를 보면 미국 경기 둔화세가 명확히 관측된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둔화의 상당한 진전을 확인했다'고 발언하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CPI에서 물가 상승세 둔화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통화 긴축이 완화하며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하 시점이 가시화하며 채권 금리가 안정을 찾고 있다"며 "고금리 환경에서 소외당하던 2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2% 늘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였던 8조307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도 23.31% 늘어난 74조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함께 정보기술(IT) 대장주로 꼽히는 LG전자도 매출, 영업이익 모두 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LG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조1961억원으로 컨센서스(9981억원)를 크게 상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정치적 불확실성은 리스크로 남아있다. 최근 TV토론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사퇴론'이 불거졌다.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말을 더듬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참패했다. 이후 미국 민주당 하원 의원들 사이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이 돌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들과 달리 민주당 소속 20여 명의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는 등 혼란이 큰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첫 TV 토론 당일) 좋지 않은 저녁을 보냈다"면서 "실수를 했다. 이것은 90분짜리 토론이었다. 내가 지난 3년 반 동안 한 일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프랑스 조기 총선 2차 투표를 앞두고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업체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2차 투표 후보자 등록 마감 이후인 2∼3일 프랑스 성인 338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36%는 RN이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1차 투표에서 RN은 33.15%를 득표해 27.99%의 득표율을 기록한 신좌파 동맹 신민중전선(NFP)을 앞섰다. 집권 여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가 합류한 선거연합 앙상블은 20.76%에 그쳤다. 2차 투표는 7일(현지시간) 진행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가능성은 작지만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에서 RN의 단독 과반이 이뤄질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적 이벤트가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이 연구원은 "미국 대선 전까지 후보자별 성향에 따라 불확실성이 이어질 순 있다"면서도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적 이벤트의 영향은 오래가지 않았고, 현재는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주엔 11일(현지시간) 미 6월 CPI, 12일 미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경제지표가 공개된다. 이와 함께 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제롬 파월 Fed 의장 상원 청문회,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