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한화에너지'가 (주)한화의 지분 8%를 공개 매수합니다. 매수 가격은 3만원, 총 1,8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한화에너지가 어떤 기업이냐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예정된 주식을 모두 사들이게 되면, 한화에너지의 지분은 약 18%로 김 회장의 지분과 얼마 차이나지 않게 되는데요.

때문에 자연스럽게 승계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번 사안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먼저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번 사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살펴보겠습니다. 정 기자, 한화에너지에서 3만 원에 (주)한화의 보통주를 800만주까지는 다 사겠다고 밝힌 거잖아요?

그런데 현재 주가가 매수가인 3만 원보다 낮다고 해서, 무턱대고 들어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두 가지를 짚어봐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공개매수 규모입니다. 현재 밝힌 게 600만주인데요.

여기서 목표 수량이 초과되면 예정 수량 안에서 비례해서 사들일 계획이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3만 원 아래에서 샀더라도, 공개매수에서 전부 못 팔 수 있다는 게 첫번째고요.

두 번째가 중요한데, 세금 문제입니다. 공개매수라는 게 매수 조건을 공개하고, 증권시장 밖에서 매수하는 것이거든요. 즉, 장외거래입니다.

장외 거래는 소액주주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만큼, 매수가 아래라고 해서 그 차익을 모두 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250만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의 22%를 내야 하니 참고하셔야 합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공개매수를 앞두고, 장내에서 매도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업 얘기로 돌아가보죠. 김승연 회장이 1952년생, 일흔이 넘은 고령입니다. 물론 이글스파크에서 파도타기 응원도 하고, 여전히 활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요.

그룹 차원에선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밑 그림을 그려왔잖아요. 정 기자, 이번 결정 역시 같은 맥락으로 봐야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화에너지라는 연결고리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와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큰데요.

지난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때도 짚어드렸지만, 상속할 때 세금이 최고세율 60%까지 올라갈 수 있잖아요.

수천억 원의 세금 부담을 줄이려면 한화에너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는 것이고요.

특히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힘이 더 실릴 것이란 관측입니다.

현재 삼형제의 직함을 보면,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이나 우주, 에너지 등 그룹 내 주요 부문을 담당하고요.

김동원 사장이 금융,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과 로봇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도 내고 있거든요.

다만 지주사의 지분이 적다는 게 상속에 있어 숙제였는데 이 부분을 어느 정도 해결해 간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또 이사회에서 결정한 게 우선주를 전량 장외 매수해 소각한다는 거잖아요.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이것도 오늘 공시를 살펴보면요. 구형 우선주 전량을 매수해 소각, 상장폐지한다는 겁니다. 매수가격은 최근 3개월 가중 산술 평균 주가에 24.5% 할증한 4만 500원인데요.

시총이 워낙 작아 변동성이 크고, 소액주주 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거래소에서 우선주 퇴출 기준을 강화한 만큼, 강제 상폐가 나기 전에 선수를 치겠다는 겁니다.

해당 건이 보통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 목소리인데요. 다만 우선주의 자진 상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주 중에서 배당율이 높거나, 의무배당 같은 강제조항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지배주주 입장에서 배당정책을 확 바꾸고 싶을때, 이게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제 PE들이 우선주가 있는 상장사를 인수하면 우선주부터 공개매수해 자진상폐하고 배당정책을 바꾸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공시가 나오면 '주주환원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겠다'라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줄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


정호진기자 auva@wowtv.co.kr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한화 지분 공개 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