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슬 감독 “AI로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 곧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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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화 ‘원 모어 펌킨’ 연출한 권한슬 감독 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 국제경쟁 부문 출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 국제경쟁 부문 출품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죠. AI가 시대적 흐름이라면, 빠르게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AI)이 영화예술의 새로운 장(章)을 열 수 있을까. 영화인들의 물음에 권한슬(31) 영화감독은 “영화는 결국 기술과 함께 가는 예술”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5일 경기 부천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국제 AI 영화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AI가 차세대 영화산업의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그는 “불과 1년 전 AI기술은 ‘움짤’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실사에 가까울 정도”라며 “머지않아 AI로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도 개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감독은 AI 영화 제작 분야에서 주목받는 영화인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배우와 카메라, 세트장 없이 생성형 AI 프로그램 하나만으로 제작한 영화 ‘원 모어 펌킨’을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 참가해 대상과 관객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국내 영화제 중 처음으로 AI기술을 활용한 영화끼리 붙는 국제경쟁 부문을 신설한 BIFAN의 ‘부천 초이스: 인공지능(AI) 영화’ 섹션에도 부름을 받았다.
권 감독의 ‘원 모어 펌킨’은 어느 노부부가 200살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밀을 보여주는 호러 영화다.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반적인 판타지·호러 장르처럼 적잖은 돈을 들였을 법하지만, 제작비용은 ‘0원’. 권 감독은 “당시 무료로 오픈된 AI 프로그램 툴을 써서 전기세만 내고 만든 영화”라고 했다. 그는 “판타지 장르물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사나 투자자를 만날 때마다 ‘신인에게 이 정도 투자는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만들기 위한 해답을 찾다 AI로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영화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도 AI를 활용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백 투 더 퓨처’를 연출한 거장 로버트 저메키스가 올해 선보일 신작 ‘히어’에서 AI기술로 주연 톰 행크스의 젊은 시절을 연출한 게 대표적. 권 감독은 “아직은 AI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점도 분명해서 3~5분 정도 짧은 러닝타임의 단편만 가능하다”면서도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기 때문에 곧 장편 영화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영화계 안팎에선 AI의 개입이 인간의 창의성에 기반한 예술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권 감독은 “일상적인 드라마는 실사촬영이 효과적이겠지만 AI는 시각적으로 압도적이고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르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며 “AI 영화도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점에서 창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라는 예술 자체가 무성에서 유성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기술 변화에 따라 발전해 왔다”면서 “한국 영화가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막연히 AI를 두려워하기보단 AI 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보고 법·제도적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
인공지능(AI)이 영화예술의 새로운 장(章)을 열 수 있을까. 영화인들의 물음에 권한슬(31) 영화감독은 “영화는 결국 기술과 함께 가는 예술”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5일 경기 부천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국제 AI 영화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AI가 차세대 영화산업의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그는 “불과 1년 전 AI기술은 ‘움짤’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실사에 가까울 정도”라며 “머지않아 AI로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도 개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감독은 AI 영화 제작 분야에서 주목받는 영화인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배우와 카메라, 세트장 없이 생성형 AI 프로그램 하나만으로 제작한 영화 ‘원 모어 펌킨’을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 참가해 대상과 관객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국내 영화제 중 처음으로 AI기술을 활용한 영화끼리 붙는 국제경쟁 부문을 신설한 BIFAN의 ‘부천 초이스: 인공지능(AI) 영화’ 섹션에도 부름을 받았다.
권 감독의 ‘원 모어 펌킨’은 어느 노부부가 200살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밀을 보여주는 호러 영화다.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반적인 판타지·호러 장르처럼 적잖은 돈을 들였을 법하지만, 제작비용은 ‘0원’. 권 감독은 “당시 무료로 오픈된 AI 프로그램 툴을 써서 전기세만 내고 만든 영화”라고 했다. 그는 “판타지 장르물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사나 투자자를 만날 때마다 ‘신인에게 이 정도 투자는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만들기 위한 해답을 찾다 AI로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영화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도 AI를 활용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백 투 더 퓨처’를 연출한 거장 로버트 저메키스가 올해 선보일 신작 ‘히어’에서 AI기술로 주연 톰 행크스의 젊은 시절을 연출한 게 대표적. 권 감독은 “아직은 AI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점도 분명해서 3~5분 정도 짧은 러닝타임의 단편만 가능하다”면서도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기 때문에 곧 장편 영화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영화계 안팎에선 AI의 개입이 인간의 창의성에 기반한 예술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권 감독은 “일상적인 드라마는 실사촬영이 효과적이겠지만 AI는 시각적으로 압도적이고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르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며 “AI 영화도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점에서 창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라는 예술 자체가 무성에서 유성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기술 변화에 따라 발전해 왔다”면서 “한국 영화가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막연히 AI를 두려워하기보단 AI 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보고 법·제도적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