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블레어와 2024년 스타머 평행이론?…'제3의길'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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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선 '어게인 1997'…블레어 때 이어 2번째 역대급 대승
"스타머, 블레어 베꼈다"…의료·교육·치안 등 '오염제거 정책' 적중
스타머, 블레어 참모그룹 일부 '흡수'…"집권 경험 블레어와 얘기 많이 나눠" 야당인 노동당의 정권 탈환으로 막을 내린 영국 의회 선거를 두고 역사의 반복이 거론된다.
노동당의 1997년 압승을 이끈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키어 스타머 현 노동당 대표의 전략이 빼닮았다는 얘기다.
4일(현지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4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6석을 얻는 데 그친 집권 보수당을 크게 따돌리고 절대과반을 확보하는 완벽한 정권교체다.
특히 노동당의 이번 승리는 블레어 전 총리가 진두지휘한 1997년 총선에서 1945년 이후 최다인 418석을 얻은데 이은 역대급 결과로 주목된다.
노동당이 올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동력 가운데 하나로는 스타머 대표의 중도 확장 전략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스타머 대표는 2020년 당수에 선출된 뒤 우클릭을 통해 노동당의 강경좌파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에너지 산업 국유화, 대학 등록금 폐지, 슈퍼리치 증세 등 급진적 정부개입과 분배정책을 제외했다.
집권 때 정부를 구성할 그림자 내각에는 좌파 이미지가 크게 부각되는 인물 대신 중도 성향을 지닌 인물을 배치했다.
이는 불확실한 변화를 내포한 급진적 정책을 경계하는 대중의 마음을 누그리고 지지층으로 흡수해 2010년 빼앗긴 정권을 탈환할 체질 개선의 일환이었다.
블레어 전 총리도 1997년 총선을 앞두고 1979년 빼앗긴 정권을 되찾으려 공개적인 중도화 전략을 사용했다.
그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제3의 길'(The Third Way)을 통해 자유와 정부 개입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마거릿 대처 보수당 정권의 주도로 영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한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품으면서도 복지, 교육, 인프라 등에 대한 정부의 효과적 개입으로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이었다.
이 같은 중도화 전략은 1997년에 이어 올해 노동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주효했다.
블레어 전 총리가 당시 사용한 선거전략은 '오염제거 정책'(decontamination policy)으로 불린다.
이는 과도한 정부 개입과 분배 정책 등 좌파 강경론에 거리를 두고 누구에게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만 제시하는 전략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신노동당'(New Labour)을 외치며 시장경제 원칙을 포용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친기업 제도를 받아들였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전통적으로 강조하는 교육, 복지 등 공공 서비스에 대한 급진적 개혁은 입에 올리기를 꺼렸다.
같은 방식으로 스타머 대표도 올해 총선에서 노동당의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진력했다.
그가 제시한 노동당의 주요 공약은 경제 안정성 실현, 환자의 의사 대기시간 감축, 교사 신규채용, 반사회적 행위 척결 등이었다.
영국 정치 전문가인 존 캠프너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1997년 블레어에게서 직접 베낀 것"이라고 이 같은 전략을 평가했다.
캠프너는 "스타머 대표가 일반적인 공약에만 집중하며 가능한 한 약속을 적게 하는 방식으로 대승을 거뒀다"며 "이는 경쟁자가 공격할 것을 아무것도 내주지 않는 오염제거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머 대표는 작년에 블레어 전 총리의 고문들을 자신의 핵심 집단에 끌이거나 일부와는 비공식적으로 상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머 대표는 지난 3월 채널5 인터뷰에서 "1997년 선거 전 시기에 대해 블레어 전 총리와 많이 얘기한다"며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야당에서 집권당으로 끌어올린 이들과 얘기하는 데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노동당의 이번 압승을 두고 중도화 전략보다는 보수당의 자멸이 더 큰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영국 정치 전문가인 마이클 터너는 호주 일간지 파이낸셜 리뷰 기고에서 "노동당의 대승이 블레어의 1997년 승리와 일부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보수당이 내부적으로 파괴됐고 노동당은 그 공백을 메웠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보수당이 국론을 양분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그에 따른 세기의 혼돈, 수시로 정치적 혼란을 부른 잦은 총리 교체, 기득권층의 지속적 내로남불 스캔들 등으로 표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연합뉴스
"스타머, 블레어 베꼈다"…의료·교육·치안 등 '오염제거 정책' 적중
스타머, 블레어 참모그룹 일부 '흡수'…"집권 경험 블레어와 얘기 많이 나눠" 야당인 노동당의 정권 탈환으로 막을 내린 영국 의회 선거를 두고 역사의 반복이 거론된다.
노동당의 1997년 압승을 이끈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키어 스타머 현 노동당 대표의 전략이 빼닮았다는 얘기다.
4일(현지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4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6석을 얻는 데 그친 집권 보수당을 크게 따돌리고 절대과반을 확보하는 완벽한 정권교체다.
특히 노동당의 이번 승리는 블레어 전 총리가 진두지휘한 1997년 총선에서 1945년 이후 최다인 418석을 얻은데 이은 역대급 결과로 주목된다.
노동당이 올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동력 가운데 하나로는 스타머 대표의 중도 확장 전략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스타머 대표는 2020년 당수에 선출된 뒤 우클릭을 통해 노동당의 강경좌파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에너지 산업 국유화, 대학 등록금 폐지, 슈퍼리치 증세 등 급진적 정부개입과 분배정책을 제외했다.
집권 때 정부를 구성할 그림자 내각에는 좌파 이미지가 크게 부각되는 인물 대신 중도 성향을 지닌 인물을 배치했다.
이는 불확실한 변화를 내포한 급진적 정책을 경계하는 대중의 마음을 누그리고 지지층으로 흡수해 2010년 빼앗긴 정권을 탈환할 체질 개선의 일환이었다.
블레어 전 총리도 1997년 총선을 앞두고 1979년 빼앗긴 정권을 되찾으려 공개적인 중도화 전략을 사용했다.
그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제3의 길'(The Third Way)을 통해 자유와 정부 개입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마거릿 대처 보수당 정권의 주도로 영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한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품으면서도 복지, 교육, 인프라 등에 대한 정부의 효과적 개입으로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이었다.
이 같은 중도화 전략은 1997년에 이어 올해 노동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주효했다.
블레어 전 총리가 당시 사용한 선거전략은 '오염제거 정책'(decontamination policy)으로 불린다.
이는 과도한 정부 개입과 분배 정책 등 좌파 강경론에 거리를 두고 누구에게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만 제시하는 전략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신노동당'(New Labour)을 외치며 시장경제 원칙을 포용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친기업 제도를 받아들였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전통적으로 강조하는 교육, 복지 등 공공 서비스에 대한 급진적 개혁은 입에 올리기를 꺼렸다.
같은 방식으로 스타머 대표도 올해 총선에서 노동당의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진력했다.
그가 제시한 노동당의 주요 공약은 경제 안정성 실현, 환자의 의사 대기시간 감축, 교사 신규채용, 반사회적 행위 척결 등이었다.
영국 정치 전문가인 존 캠프너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1997년 블레어에게서 직접 베낀 것"이라고 이 같은 전략을 평가했다.
캠프너는 "스타머 대표가 일반적인 공약에만 집중하며 가능한 한 약속을 적게 하는 방식으로 대승을 거뒀다"며 "이는 경쟁자가 공격할 것을 아무것도 내주지 않는 오염제거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머 대표는 작년에 블레어 전 총리의 고문들을 자신의 핵심 집단에 끌이거나 일부와는 비공식적으로 상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머 대표는 지난 3월 채널5 인터뷰에서 "1997년 선거 전 시기에 대해 블레어 전 총리와 많이 얘기한다"며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야당에서 집권당으로 끌어올린 이들과 얘기하는 데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노동당의 이번 압승을 두고 중도화 전략보다는 보수당의 자멸이 더 큰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영국 정치 전문가인 마이클 터너는 호주 일간지 파이낸셜 리뷰 기고에서 "노동당의 대승이 블레어의 1997년 승리와 일부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보수당이 내부적으로 파괴됐고 노동당은 그 공백을 메웠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보수당이 국론을 양분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그에 따른 세기의 혼돈, 수시로 정치적 혼란을 부른 잦은 총리 교체, 기득권층의 지속적 내로남불 스캔들 등으로 표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