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 7구역 공사비 올렸지만…대형 건설사 외면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9개 구역 중 마지막 재개발 사업지인 가재울7구역(조감도)이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조합에서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 적용을 원하는 가운데 강남권보다 낮은 공사비를 제시해 대형 건설사가 외면하고 있어서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재울7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일까지 ‘시공사 입찰 참여 의향서’를 받았지만 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4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한화 건설부문 등 6개사가 참가했다. 다음달 12일 입찰을 마감하지만 의향서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건설사가 없어 사실상 두 번 연속 유찰됐다.

북가좌동 80 일대의 가재울7구역(7만8640㎡)에는 지하 4층~지상 26층의 아파트 140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은 지난 5월 첫 현장 설명회를 열고 입찰사를 찾았지만 유찰돼 지난달 14일 재입찰 공고를 냈다. 2차 입찰에선 1차 입찰 당시 3.3㎡당 770만원이던 예정 공사비를 843만5000원으로 올렸다. 총공사비는 5603억7366만원에서 6138억6665만원으로 535억원 불어났다. 가재울7구역 조합은 건설사에 하이엔드 브랜드만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자격을 제한했다. 조합 관계자는 “재입찰 일정은 미정”이라며 “입찰 자격 제한을 완화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가 사업성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어 당분간 새 시공사를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도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공사비가 치솟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는 기존보다 공사비가 훨씬 많이 들어 기존 예상 공사비로는 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