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력 단절, 성장의 시간
경력 단절을 경험한 이후, 다시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때 잘나가던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아이를 낳고 몇 년간 집에 머무는 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막막함도 느꼈다. 오랜 경력 단절 때문에 나 자신이 무(無)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무(無) 속에는 내가 모르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가능성이 숨어 있었다. 단절의 시간이 뺄셈의 시간만은 아니었다. 다른 많은 것을 배웠고,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있는 경험이 축적되고 있었다. 육아 과정과 가족을 돌보면서 키운 세심함도 그중 하나였다.

작은 치킨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시작하기에 무난한 프랜차이즈를 택했다. 이를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 지사도 해보면서 힘든 여정을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나자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까지 익숙해졌다. 그다음 도전은 꿈꿔 온 가맹 본사, ‘나의 브랜드’ 사업이었다. 이제 더 시야를 넓혀 외식업 본사를 더욱 강하게 하는 기술과 시스템 사업을 시작했다.

누구나 비슷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자신감 부재였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기 때문에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그 불안을 이겨낸 힘은 바로 ‘무와 유엔 경계가 없다’는 신념이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음을 믿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작은 치킨집에서 시작한 일이 점차 확장되면서 사업은 점점 더 크게 인정받았다. 고객의 반응은 뜨거웠고, 그들의 피드백을 통해 계속해 개선하고 발전해 나갔다. 마침내 나의 사업이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무와 유의 동질성을 더 강하게 확신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은 끝이 없다. 한때는 경력 단절로 좌절한 시절이 있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력 단절은 단순히 하나의 사건일 뿐, 그것이 나의 가능성을 제한할 수는 없었다. 보이는 적보다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섭다. 결국 나 자신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이라는 내부의 적이 더 문제였다. 무와 유의 경계에 관한 것은 단순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개념이 아니고 사실이다. 과학적, 철학적, 종교적 근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에 나는 경력 단절로 고민하는 많은 여성에게 전하고 싶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경계는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 우리는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무와 유는 경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