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능' 英 보수당 밀어냈지만…해법 못 찾는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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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4년 만에 정권교체
노동당, 보수당에 총선 압승
![< 지지자와 인사 나누는 스타머 英 신임 총리 > 5일 영국 시민들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주변에 국기를 들고나와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왼쪽 네 번째)와 그의 부인 빅토리아 여사(세 번째) 등을 환영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연설을 통해 “봉사하는 정부를 이끌고 영국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A.37258213.1.jpg)
5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가 대부분 끝난 가운데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2석으로 다수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잠정 집계(오후 2시 기준)됐다.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21석에 그쳐 1834년 창당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급등과 공공서비스 악화 등으로 보수당에서 돌아선 민심이 2019년 총선 패배 후 노선을 바꿔 ‘우클릭’한 노동당에 표를 몰아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사임한 수낵 총리는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중도 성향인 자유민주당은 8석에서 71석으로 의석을 늘렸고, 강경 우파 성향인 영국개혁당은 4석을 확보했다.
스타머 대표는 이날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대면해 차기 정부 구성 요청을 받고 손에 입을 맞추는 의식을 치른 뒤 총리에 공식 취임했다. 런던 총리관저 앞에서 첫 연설에 나선 스타머 신임 총리는 “영국을 재건하기 위한 변화의 작업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조기총선서 412석 '압승'…14년 만에 정권교체
저성장·고금리·인플레 지속…불만 폭발한 민심 '보수당 심판'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보수당 집권 기간 악화한 경제 상황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해외 투자가 감소하고 유럽연합(EU)과의 교역은 급감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는 급등했다. 악화한 재정으로 공공의료가 붕괴 수준에 이르는 등 공공서비스의 질도 나빠졌다. 노동당이 제대로 된 친시장 정책을 펼치지 않는 이상 영국 경제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노동당, 중도 정책 전환으로 승리
![< 키어 스타머 英 총리 취임 >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가 5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첫 연설을 하고 있다.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를 확정한 그는 이날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총리로 취임한 뒤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AFP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A.37258304.1.jpg)
노동당은 키어 스타머 대표의 중도적 정책 전환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노동당은 영국 에너지산업 국유화 정책, 대학 등록금 폐지, 초고소득자 소득세 인상과 같은 진보적 공약을 철회했다. 개인 소득세와 국민보험(NI) 요율, 부가가치세, 법인세 동결도 약속했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까지 증액하고, 이민자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급격히 오른 생활물가는 이번 선거의 승부를 가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2년 10월 물가상승률이 연 11.1%에 이르렀고,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난방을 못하는 가정이 속출해 정부가 전국 3000곳의 대피소(warm banks)를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으나 식품 가격은 2022년 초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는 16년 만의 최고 수준인 연 5.25%로 유지돼 주택담보대출 등의 이자 상환에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보트 거주자, 스페인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나올 정도로 악명 높은 주거비 문제가 여전하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속도도 더디다. 싱크탱크 공공정책연구소(IPPR)에 따르면 민간 투자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작년 GDP 증가율이 0.1%에 그쳤다.
○스타머, 경제 문제 해결 난망
!['경제 무능' 英 보수당 밀어냈지만…해법 못 찾는 노동당](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A.37258593.1.jpg)
이민자 문제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이민자를 줄이고자 브렉시트를 감행했음에도 2023년 합법 이민자만 68만5000명으로 브렉시트 직전인 2015년 33만 명의 두 배가 넘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