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1주 팔아도 운동화 하나 못 산다" [이민재의 쩐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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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명성은 간데없고…연초 이후 30% 하락 <해외주식편>
"연초와 비교해 30% 가량 떨어진 나이키"
'과도기',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따온 나이키에 대한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나이키 온라인 매출이 감소한 게 이유이고, 라이프 스타일 제품과 클래식 신발 라인업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 거래소에서 나이키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1.05% 떨어진 75.2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이키 2024년 회계연도(5월 결산) 매출은 513억 6천만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 늘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나라 별 실적을 봐도, 큰 손인 중화권과 중동 등 국가에서 뒷걸음질치는 모습입니다. 나이키는 대책으로 가격 정책 등을 내세웠지만 아직 반전은 없다는 진단입니다. 이에 하반기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힘을 잃고 있습니다.
● "나이키 아니어도"…판 키우려다 빈틈
나이키는 지난 2020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위 '고마진' 부문을 키울 계획을 세웁니다. 스포츠 스타를 앞세워 농구, 축구 등 스포츠 별로 나누어져 있었던 부서를 남성, 여성, 아동 등 조직으로 개편하고 라이프 스타일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운동복이 일상복이 되고, 운동화가 구두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진출은 대세였습니다.
문제는 나이키가 판을 키우는 동안, 주요 스포츠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했다는 겁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둘러봐도 '나이키가 아닌' 운동화 브랜드들이 넘쳐납니다. 예를 들어 유행 중인 '실버 그레이 컬러'나 '러닝화'를 검색하면 이를 곧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운동화 브랜드는 뉴발란스, 아디다스부터 호카(HOKA), 아식스, 미즈노, 살로몬, 브룩스러닝, 알트라 등 다양합니다. 심지어 자라(JARA)에서 내놓은 운동화 역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 이들이 유명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면서 흥행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한 러닝 크루 운영자는 "러닝, 테니스, 클라이밍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비슷한 (나이키) 운동화 보다는 기능성과 차별화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제품이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포츠웨어 분야에서는 미국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 스위스 브랜드 온(On)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안다르, 젝시믹스가 약진 중입니다. 결국, 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 나이키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 파리 올림픽부터 회복?…내년까지 우울
내년 연간 실적 전망마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최근 변수들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증권은 라이프 스타일 수요 부진 대응에 따른 과도기적 영향, 신규 가능성 제품 출시 라인업 부족, 중국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 전망 약화를 비롯해 618 축제 초기 진행, 북미 도매 부문 조기 출하, 환율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습니다. 나이키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연간 전망 가이던스를 낮췄습니다.
이에 나이키는 실수를 인정하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전략 개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나이키는 '100달러 이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에어 조던1(Air Jordon1) 가격을 인상하던 모습과 상반됩니다. 또 나이키는 이 달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마중물 삼아 반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던 시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나이키 매출이 2년 가량 줄어든 적이 있습니다. 이때 주가는 20% 가량 하락했습니다. 이후 나이키는 직접판매채널(DTC) 전략을 세워 마진율을 개선하고,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 경쟁에서 우위에 섰습니다. 이 때 처럼 나이키의 전략이 또 다시 먹혀들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일단 지켜보자"…평균 목표가 94달러
증권가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최근 변수로 매출 역성장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나이키가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입니다.
하나증권은 "가이던스 하향 조정으로 현재 경영진 신뢰도가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실적을 통해서 전략 조정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 하반기 실적 개선 예상대로 달성, 급부상하는 브랜드 속에서 시장 점유율 방어 등이 확인되기까지는 주가 상승 탄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NH투자증권은 "잠시 사이드라인에서 지켜볼 시기"라며 "혁신 프로덕트 파이프라인 효과는 빨라야 내년쯤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나이키) 반발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내놓은 후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키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44곳입니다. 매수 비율은 47.7%, 평균 목표 주가는 94.14달러입니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과도기',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따온 나이키에 대한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나이키 온라인 매출이 감소한 게 이유이고, 라이프 스타일 제품과 클래식 신발 라인업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 거래소에서 나이키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1.05% 떨어진 75.2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이키 2024년 회계연도(5월 결산) 매출은 513억 6천만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 늘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나라 별 실적을 봐도, 큰 손인 중화권과 중동 등 국가에서 뒷걸음질치는 모습입니다. 나이키는 대책으로 가격 정책 등을 내세웠지만 아직 반전은 없다는 진단입니다. 이에 하반기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힘을 잃고 있습니다.
● "나이키 아니어도"…판 키우려다 빈틈
나이키는 지난 2020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위 '고마진' 부문을 키울 계획을 세웁니다. 스포츠 스타를 앞세워 농구, 축구 등 스포츠 별로 나누어져 있었던 부서를 남성, 여성, 아동 등 조직으로 개편하고 라이프 스타일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운동복이 일상복이 되고, 운동화가 구두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진출은 대세였습니다.
문제는 나이키가 판을 키우는 동안, 주요 스포츠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했다는 겁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둘러봐도 '나이키가 아닌' 운동화 브랜드들이 넘쳐납니다. 예를 들어 유행 중인 '실버 그레이 컬러'나 '러닝화'를 검색하면 이를 곧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운동화 브랜드는 뉴발란스, 아디다스부터 호카(HOKA), 아식스, 미즈노, 살로몬, 브룩스러닝, 알트라 등 다양합니다. 심지어 자라(JARA)에서 내놓은 운동화 역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 이들이 유명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면서 흥행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한 러닝 크루 운영자는 "러닝, 테니스, 클라이밍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비슷한 (나이키) 운동화 보다는 기능성과 차별화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제품이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포츠웨어 분야에서는 미국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 스위스 브랜드 온(On)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안다르, 젝시믹스가 약진 중입니다. 결국, 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 나이키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 파리 올림픽부터 회복?…내년까지 우울
내년 연간 실적 전망마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최근 변수들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증권은 라이프 스타일 수요 부진 대응에 따른 과도기적 영향, 신규 가능성 제품 출시 라인업 부족, 중국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 전망 약화를 비롯해 618 축제 초기 진행, 북미 도매 부문 조기 출하, 환율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습니다. 나이키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연간 전망 가이던스를 낮췄습니다.
이에 나이키는 실수를 인정하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전략 개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나이키는 '100달러 이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에어 조던1(Air Jordon1) 가격을 인상하던 모습과 상반됩니다. 또 나이키는 이 달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마중물 삼아 반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던 시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나이키 매출이 2년 가량 줄어든 적이 있습니다. 이때 주가는 20% 가량 하락했습니다. 이후 나이키는 직접판매채널(DTC) 전략을 세워 마진율을 개선하고,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 경쟁에서 우위에 섰습니다. 이 때 처럼 나이키의 전략이 또 다시 먹혀들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일단 지켜보자"…평균 목표가 94달러
증권가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최근 변수로 매출 역성장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나이키가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입니다.
하나증권은 "가이던스 하향 조정으로 현재 경영진 신뢰도가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실적을 통해서 전략 조정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 하반기 실적 개선 예상대로 달성, 급부상하는 브랜드 속에서 시장 점유율 방어 등이 확인되기까지는 주가 상승 탄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NH투자증권은 "잠시 사이드라인에서 지켜볼 시기"라며 "혁신 프로덕트 파이프라인 효과는 빨라야 내년쯤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나이키) 반발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내놓은 후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키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44곳입니다. 매수 비율은 47.7%, 평균 목표 주가는 94.14달러입니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